“우리 어릴 때를 생각해 보십시오. 어린 나이에는 뛰어 놀고 싶은 게 당연한 것 아닙니까?”
KBS 장수 어린이프로 ‘TV 유치원 하나둘셋’에서 10년째 ‘붕붕아저씨’로 출연중인 배우 이근희(46)씨. 어린이날인 5월 5일 오후 5시 KBS2에서 방송되는 창작 뮤지컬 ‘방귀 뿡!트림 꺽!’에서 왕자를 보필하는 신하 역으로 출연한다. 나가서 놀고 싶어하는 왕자에게 공부할 내용과 하면 안될 일들을 줄줄 읊어주는 인물. 지난 21일 KBS홀에서 올려진 공연에서 그는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외모와 천연덕스런 애드리브 덕에 객석의 환호를 한 몸에 받았다.
뮤지컬은 왕비와 신하들의 과잉보호 때문에 웃지 않는 병에 걸린 왕자가 장난꾸러기 아이들의 천진한 노래를 듣고 병을 고친다는 내용. 이씨는 “아이들이 너무 공감해 울음보를 터트리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농담을 건네며 “잠시나마 어린이들이 마음놓고 웃을 수 있는 무대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어린이들과 10여년간 방송을 해온 그의 교육현장에 대한 문제의식이 남다르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좋게 만든답시고 땅,흙을 전혀 볼 수 없게 한 주변 환경이에요. 아이들 정서가 메말라갈 수밖에 없죠. 또 방과후 학교 교육을 확대한다는데 그건 직장 다니는 부모 입장만 생각한 정책 아닌가요? 학교가 끝났는데도 남아서 음악이니 논술이니 배워야 한다니. 우리 어릴 때로 돌아가 생각해보세요.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이번 뮤지컬 ‘방귀 뿡!트림 꺽!’은 앞으로도 수정·보완되며 방학 또는 연말에 재공연될 예정이다. 이씨는 “뮤지컬 대부분이 서양 이야기인데 이 작품은 우리 가락과 의상으로 꾸며져 어린이들에게 유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최근 브레이크 댄스를 무대로 옮긴 작품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를 연출하는 등 연극인으로도 활동중이다. 그럼에도 1주일에 3일 정도를 투자해야 하는 ‘TV…’ 유치원에 대한 애정 역시 깊다. “붕붕아저씨를 하며 지금까지 수천 가지 연기를 해봤을 거예요. 인물은 물론이고 모래,벽,나무 등까지 맡았으니까요. 그래도 아이들을 웃기는 것만큼 좋은 일이 또 있겠습니까. 앞으로도 붕붕아저씨는 계속 이어집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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