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경제현장은 땀범벅이고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입니다. 불과 몇 백만불을 유치하기 위해 혓바닥이 타들어가는 절박한 싸움을 해야합니다.”
지난 4월초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재임 중 투자유치 목적으로는 마지막으로 외국에 나가기에 앞서 ‘열 아홉번째 투자유치 출장을 떠나며’라는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리고 손 지사를 단장으로 한 경기도투자유치단은 4월 9일부터 14일까지 프랑스, 영국, 독일 등 3개국을 돌며 모두 7개 기업과 총 2억7천100만달러에 달하는 투자합의서(MOU)를 교환했다.
이로써 경기도는 지난 2002년 7월 민선 3기가 출범한 이후 채 4년이 안되는 기간 동안에 외국의 105개 첨단기업으로부터 총 138억달러(약 13조4천억원)에 달하는 거대한 투자유치 실적을 올렸다. 이는 국내 지자체가 유치한 외국인 직접투자 총액의 약 60%에 해당한다. 고용창출 효과도 커 직접 고용 3만명을 포함 모두 8만여명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줬다.
그동안 경기도 투자유치담당 공무원들은 43회에 걸쳐 세계 64개국을 찾아다니며 지구 14바퀴에 달하는 거리를 돌았다고 한다. 손 지사 역시 지구를 6바퀴 반을 돌았다. 이처럼 경기도가 거둔 외자유치 실적은 빛나는 성과이자 그간 유치과정의 눈물겨운 노력과 일화 또한 우리에게 커다란 감동을 던져주고 있다.
세계 제일의 한국 강성노조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한국노총 경기도의장을 동행해 이들을 설득하고 안심시켰다. 문화재 발굴작업 때문에 중단된 LG필립스 LCD 공장 건립을 빨리 진척시키기 위해 공장부지에 천막을 치고 언 땅을 녹여가며 문화재 발굴작업을 도왔다.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공장부지 확장을 위해 국내기업과 ‘땅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일도 유명하다. 독일 지멘스 메디컬 관계자가 방한할 때는 사전예고도 없이 김포공항에 헬기를 대기시켜 그들을 경기도내 외국인 공단을 둘러보게 하고 손 지사가 기내 브리핑까지 하여 감탄시키기도 했다.
지난 3월 일본 미쿠니컬러사의 구로다 사토미 사장은 “한국에 진출할 생각이 없다고 거듭 말했는데도 손 지사가 세 번이나 찾아와 호소하는 바람에 투자를 결정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프랑스에서 100번째로 경기도 유치기업이 된 FCI의 장 뤼시앙 라미 회장도 경기도의 적극적인 행정지원에 감명받았다며 손 지사에게 오히려 감사패를 전달했다.
첨단외국기업의 투자유치가 중요하다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세계 최고의 기술을 들여오는 것은 우리나라 첨단산업의 기초를 다지고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국내기업의 해외 이전이 늘면서 일자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창출능력 약화를 보완해 줄 수 있는 최적의 대안도 외국기업의 유치에 있다. 또한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인 양극화에 대한 해법도 일자리 창출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외자유치는 더욱 중요하다.
지난해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전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아일랜드를 꼽았다. 하지만 불과 20여년전 아일랜드는 종교와 민족갈등으로 조용한 날이 없었고, 농업 이외의 변변한 산업이 없는 빈국 중의 빈국으로 ‘유럽의 지진아’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 아일랜드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IBM, HP, 델, 화이자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대거 들어가 있는 외국기업의 천국으로 변모했다. 이는 아일랜드가 1990년대부터 최고의 인프라와 기업환경을 대대적으로 갖추고 범국가적으로 외자유치에 나선 결과다. 세계의 일등 기업들을 대거 끌어들여 일류 국가를 만든 것이다.
국가가 하지못한 일을 대신한 민선 3기 경기도가 거둔 외자유치 성과는 그 어떠한 치사(致謝)로도 부족할 것이다.
/문 병 대 경기도경제단체인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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