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KBS 일일극 '열아홉 순정' 구혜선

"감독님 스타일에 100% 맞춘다는 게 반드시 제 스스로도 만족한다는 뜻은 아니죠. '네, 알겠습니다'라며 무조건 따라가지는 않아요. 꾸중을 듣는다면 그 이유를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똑 부러지다못해 '칼 같은' 말투다. 더욱이 연속극에서 처음으로 주요 배역을 맡은 신인 연기자의 입에서 이런 당찬 코멘트가 나와 눈길이 쏠린다. 구혜선(22)이다.

당찬 신인 구혜선이 KBS 일일드라마의 주인공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30%를 웃도는 시청률의 '별난 여자 별난 남자'의 후속으로 22일부터 전파를 타는 '열아홉 순정'(극본 구현숙, 연출 정성효ㆍ황인혁)에서다.

구혜선은 MBC TV '논스톱5'에서 엽기적인 성격의 시나리오작가 지망생으로 출연한 바 있다. 밝은 캐릭터였지만 망가진 연기를 유감없이 선보였다.

'열아홉 순정'에서도 꿋꿋하지만 밝은 성격의 캐릭터를 맡았다. 옌볜 처녀 양국화 역이다.

양국화는 미리 약속된 남자와 결혼하려고 한국으로 건너온다. 하지만 예비 남편은 결혼식을 앞두고 사망했다.

이에 양국화는 좌충우돌하며 역경을 딛고 일어선다. 재벌가에 며느리로 시집을 간 뒤에는 가식으로 포장된 시댁 식구들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일견 '서동요' '논스톱5' 등에서와 유사한 밝은 캐릭터다. 이에 대해 그는 11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비슷해 보일 수 있는 인물을 왜 맡았는지에 대해 특유의 명쾌한 화법으로 설명했다.

"원래 제 성격에는 우울하기도 하고 여성스러운 면도 있는데 또 밝은 캐릭터라 고민이 많았죠. 하지만 연출가의 입장에 서서 캐릭터를 직접 만들어 본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출연을 결정했어요. 결코 주인공이라서 출연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그는 연출과 글쓰기에 관심이 많다. 서울예대 방송연예과 3학년 휴학 중인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틈틈이 시나리오를 써 왔다. 12~13편이나 된다.

"'마리아나'라는 호러물은 책으로 먼저 내려고 지금 수정 중이에요. 저의 감정이 많이 담긴 작품이죠. 1~2년 내에 영화로 만들어 보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옌볜 출신으로 등장하는 만큼 사투리 준비에도 남다른 신경을 썼다. 그는 "처음에는 옌볜 출신 친구로부터 사투리를 배웠다"며 "하지만 현실과 달리 북한 사투리와 비슷하게 옌볜 말투를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옌볜에서는 강원도 사투리와 비슷한 말을 쓴다고 한다"면서 "하지만 기존 드라마와 영화에서 이미 북한 사투리와 비슷한 말을 써 왔기 때문에 이에 일정부분 맞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양국화가 서울 문화에 익숙해지면서 옌볜 사투리는 표준어로 바뀌어 가게 된다.

시청률이 높은 '별난 여자 별난 남자'의 후속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자신은 있지만 부담은 된다"며 "만약에 잘 안 되더라도 스스로를 압박하거나 남을 탓하지 않고 열심히 연기할 생각"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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