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아식 여형사 기대하세요”…올 여름 첫 공포 ‘아랑’ 제작보고회

아파트, 스승의 은혜, 신데렐라….

줄줄이 대기 중인 공포 영화들이 여름을 실감케 하는 가운데 ‘올 여름 첫 공포’를 선언한 영화 ‘아랑’의 제작보고회가 30일 오후 2시 서울 롯데호텔 사파이어 볼룸에서 열렸다.

안상훈 감독은 “언제부턴가 사람이 빠진 공포 이야기가 넘쳐나기 시작했다. 사람이 빠지지 않는 ‘우리 고유’의 공포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안 감독은 송윤아와 이동욱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기존의 여형사 캐릭터에서 보여졌던 강한 외형적 모습이 아니라 섬세한 내면을 연기해 줄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 송윤아씨의 전작들에서 섬세한 연기를 보았기 때문에 함께 하자고 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동욱씨의 뮤직비디오를 본 적이 있었는데 드라마 속 댄디한 모습과는 달리 거칠면서도 여린 눈빛을 보여 주더라. 이런 배우라면 우리 영화에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함께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송윤아는 약간 다리를 절며 등장했다. 송윤아는 “다리를 다친 건 오래 됐고 다 나은 상태다. 그런데 아직도 하이힐을 신으면 정상적인 걸음이 어렵다. ‘아랑’에서는 계속 운동화를 신었기 때문에 지장이 없었는데, 오늘은 좀더 예쁘게 보이고 싶어 높은 구두를 신고 나왔더니 불편한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다”며 쑥스러워했다.

송윤아는 제작보고회 내내 극중 민소영이라는 캐릭터에 애착을 강하게 드러냈다. 시나리오 상의 강하고 남성적인 캐릭터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송윤아식’으로 소화한 것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다음 차례를 기다리던 이동욱이 “내가 받은 질문을 까먹을 뻔했다”고 농을 건넸을 정도.

송윤아는 “시나리오 상에서 민소영은 자고 일어나서 혼자 욕도 하고 담배도 잘 피고 말투나 행동도 터프한 여자였다. 멋있어 보였다. 촬영이 다가오자, 내가 느낀 멋있음을 잘 표현하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았을 땐 오히려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까 고민하게 됐다. 내 욕심에서 비롯된 고민이었다”며 “안 감독님과 민소영 캐릭터에 대해 논의하게 됐고 외형적인 부분은 ‘송윤아식’대로 가되, 내면적 캐릭터는 큰 아픔을 지녔지만 숨기고 삭이면서 겉으로 쿨한 척 하는 캐릭터로 가자고 결론을 내게 됐다”고 찬찬히 설명했다.

그녀는 “내가 하다 보니 놓치는 부분도 많고, 표현하지 못한 부분도 많았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여형사라고 해서 꼭 터프해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개인적인 욕심으로야 연기 변신을 하고도 싶고 실제로 욕 연기를 잘 할수도 있었지만 나혼자 하는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전체적인 조율 속에서 송윤아 식의 민소영이 탄생됐다. 송윤아가 연기한 여형사에 대한 관객의 평을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민소영의 후배 형사 역으로 공연한 이동욱은 “차분한 외모만 보고 새침하고 까다롭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털털하더라. 장난으로 이모라고 불러도 다 받아주었다. 누나와 함께 한 70일이 즐겁고 고마운 시간이었다”면서 “말씀은 겸손하게 하시지만 송윤아의 대단한 연기 변신을 기대하셔도 좋을 것이다”라고 선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랑 설화를 바탕으로, 한국식 귀신이 등장하는 공포영화 ‘아랑’은 6월29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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