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노재영 군포시장 당선자가 2선 관록의 현 김윤주 시장을 압도적인 표차로 따돌리고 군포시 수장에 올랐다. 그는 이번 승리로 군포시 공무원 696명에 대한 인사권과 2천916억원의 예산 편성권을 쥐게 됐다. 이번 선거는 열린우리당의 정치적 불황 속에 노 후보의 당선은 사실상 예견됐다.
하지만 유권자의 절반만이 투표했고 이중 절반은 기타 후보들을 지지했다. 노 당선자가 기쁨에 앞서 겸허한 장부의 금도(襟度)를 보여줘야 하는 이유다. 그는 초심을 잃지 않고 특히 선거바람에 휘둘린 공직자들을 내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모두가 군포 발전을 위한 동반자임을 확인한 셈이다.
단체장이 바뀌면 으레 돌출되는 살생부나 일부의 줄서기 행태 등 공직자의 일탈을 미리 경계한 점과 선거공신(功臣)의 기용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힌 점은 노 당선자의 선견과 포용을 보여준다. 당선자 캠프는 조만간 인수위를 구성하고 행정인수 절차를 밟아야 하는 과정에서 공직사회에 파열음이 나지 않도록 깊이 유념해야 한다.
이번 선거부터는 각 후보들의 발뒤축이 많이 닳아졌다. 예비후보 등록 이후 70일동안의 대장정으로 그는 목이 쉬고 얼굴은 까맣게 탔다. 캠프의 모든 이들도 함께 비지땀을 흘렸고 끝내는 샴페인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제 더 어렵고 고독한 나날이 눈앞에 놓여있다. 약속한대로 주민들을 위한 봉사의 길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구도심 복합뉴타운 건설, 당정역사 연내 착공, 금정역사 민자유치, 반월저수지 문화예술센터 건립, 국제 페스티벌 유치 등을 이루려면 4년이 짧을지도 모른다.
주민들은 시의원과 도의원 등 12년 관록을 바탕으로 노 당선자가 주민과 손잡고 한 약속을 반드시 지켜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정탁기자 jtlee@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