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RB)은 2000년대에 들어와서 미국 경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2001년 3월부터 총 13회에 걸쳐서 금리를 인하하여, 투자와 소비를 촉진시켜서 미국경제를 되살리는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물가가 올라 인플레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미국 중앙은행은 2004년 6월부터 거꾸로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였다. 이제는 금리를 올려서 투자나 소비가 지나치게 늘어나는 것을 막음으로써 물가도 잡아보겠다는 생각인 것이다.
물가가 계속 올라가는 인플레 현상은 경제가 실속이 없어지고 덩치만 커져서 허약해지기 때문이다. 금리는 돈의 흐름을 조절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금리를 올리면 돈을 쓰는 사람의 숫자가 줄어들어 돈의 흐름이 둔해지는 반면에 금리를 내리면 돈을 쓰는 사람이 많아져서 돈의 흐름이 빨라져서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게된다.
미국의 최근 금리 인상 행진은 전 세계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국의 금리가 높은데 다른 나라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많이 낮으면 그 국가로부터 돈이 빠져나가 금리가 높은 미국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주요 교역대상국들도 금리를 적당한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않으면 안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 한국에 투자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돈을 회수하여 미국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한국주식시장이 요동을 치는 것이다. 한국주식시장의 약40% 정도를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주식시장은 미국 금리에 지대한 영향을 받게 된다.
금리와 부동산간에도 깊은 상관 관계가 있다. 우리들은 거주하기 위해서 또는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나 땅을 사게 되고 기업들도 공장이나 사무실을 짓기 위해서 땅을 사기도 하고 빌리기도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부 자기 돈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비용의 상당 부분을 은행으로부터 빌려서 부동산을 구입하게 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게 되면 당연히 물어야 할 이자가 늘어나게 돼서 부동산을 사려는 사람이 줄어들게 되거나 포기하는 사람이 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서 금리를 올리려는 것도 정책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금리를 올리게 되면 부동산가격 안정에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겠지만 경제에는 찬물을 끼얹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정부가 고민하는 것이다.
지난 6월8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기대지수는 8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서 국민들이 느끼는 경제상황이 밝지 않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중요한 것은 현시점에서 미국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면서 5.25%까지 금리를 끌어 올리는 상황과 비교할 때 우리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는 지난 수년동안 호황을 누리면서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좋았던 것에 비해서 우리는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한국의 금리차이가 1%P 이상 차이가 나게 되면 한국의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서 한국경제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우리 경제 구조는 70%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해외의존형 경제이다. 좋든 싫든 간에 세계 경제 흐름에 동승하여야 하기 때문에 늘 부담인 것이다. 미국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 이상이 되는 큰 시장이기 때문에 미국의 움직임은 우리에게 늘 직격탄이 되곤 한다. 따라서 미국의 움직임을 잘 분석하고 우리와의 상관관계 속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최적의 의사결정을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의 버냉키 FRB의장의 ‘향후 미국의 경제상황을 예측해 볼 때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있을 수도 있다’ 라는 발언이 세계 주식시장을 폭락 장세로 몰아 넣는 단초가 되고 우리 주식시장도 함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늘 세계경제의 흐름 속에서 미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미국은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엔진이기 때문이다.
/이영권 경영학 박사·KBS2라디오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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