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종가, 스웨덴에 ‘38년 무승’ 恨풀이 실패
후반 40분 쾰른 월드컵경기장은 ‘종가의 한(恨)’을 푸는 함성으로 떠나갈 듯 했다.
4만3천명을 수용하는 관중석의 70%를 점한 잉글랜드 팬들은 1968년 영국 웸블리스타디움을 기억하는 듯 했다.
잉글랜드는 당시 마틴 피터스, 보비 찰튼, 로저 헌트의 골로 ‘바이킹 군단’ 스웨덴을 3대1로 격파했었다.
그러나 그 이후로 무려 38년 간 잉글랜드는 ‘바이킹 징크스’에 시달려왔다. 11차례 맞대결에서 4무7패.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2002 한·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솔 캠벨과 니클라스 알렉산데르손이 한 골씩 주고받아 1대1로 비겼고 가장 최근의 대결인 2004년 3월에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에게 결승골을 내줘 무릎을 꿇었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예선에서 두 번 모두 비겼고 1999년에 펼쳐진 유로2000예선에서는 1무1패로 당했다.
잉글랜드 입장에서 스웨덴은 ‘기묘한 벽’과도 같았다.
객관적 전력이나 선수들의 이름값에서 분명히 우위에 있지만 스웨덴만 만나면 왠지 알 수 없는 힘에 사로잡혀 번번이 실패를 거듭했다.
21일 독일월드컵축구 B조 조별리그 3차전. 웨인 루니 대신 투입된 잉글랜드의 교체 멤버 스티븐 제라드가 후반 40분 조 콜의 크로스를 강력한 헤딩슛으로 꽂아넣었다.
2대1로 리드를 잡은 잉글랜드는 곧 저주를 풀어낼 것 같았다. 남은 시간은 5분.
인저리타임을 감안하더라도 8분 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시계가 90분으로 흘러가던 순간. 헨리크 라르손이 끝내 종가의 발목을 낚아챘다.
길게 스로인이 넘어오자 라르손은 문전으로 쇄도하며 오른발을 찍어눌렀고 스치듯 발에 닿은 볼은 잉글랜드 골키퍼 폴 로빈슨의 왼쪽 틈새로 빨려들었다.
잉글랜드 팬들의 함성은 일순 탄식으로 변했다.
‘38년 간 맺혀온 한’을 이번만은 풀어줄 것이라는 팬들의 기대는 라르손의 극적인 동점골 앞에 물거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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