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사고

학교가 도대체 학생을 위하는 건지 업체를 위하는 건지 알 수 없다.

어제 본지에 보도된 동두천 D여중과 성남 H고가 집단식중독사고를 둘러싸고 보인 행태가 이러하다. D여중은 80여 명의 학생이 복통과 설사를 일으킨지 8일이 지난 23일에야 교육청과 보건소에 보고했다니, 역학조사를 어렵게 만들어 일부러 은폐를 시도했다는 지적이 있을만 하다. 더욱이 이날 위탁급식된 순대야채볶음과 돼지떡갈비 등은 식자재를 삼성에버랜드가 공급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 주목할만 하다.

H고교는 19일 40여 명의 학생이 일으킨 식중독의 식자재가 CJ에서 공급된 사실을 학교측이나 급식업체에서 보고치 않은 것은 도시 이해가 안 된다.

학교급식의 집단식중독사고는 매우 불행한 현상이다. 그러나 선도 높은 식자재와 조리과정의 청결만 유지하면 있을 수 없는 것이 식중독 사고다. 이를 위한 예방이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다. 이런데도 집단식중독이 발생한 것은 이도 일종의 후진국형 사고다. 잘못된 의식이 이런 사고를 유발시킨다. 급식업체나 식자재 납품업자의 의식도 문제지만 누구보다 학교가 잘 해야 된다.

만일의 경우에 발생되는 학교급식의 집단식중독은 학교가 문제의 시발점이면서 종착지다. 피해를 극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는 딱 두 가지다. 식중독 환자를 한시 바삐 병원에 옮겨 치료받도록 하면서 소상한 사고 전말을 관련 당국에 신속히 보고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우물쭈물 하거나 보고에 누락사항이 있으면 사태 수습은 더 어려워진다. 학교가 학생을 위한다면 이에 소홀함이 있을 수 없다.

이번 집단식중독사고를 계기로 위탁급식이 아닌 학교 직영급식이 거론되기도 한다. 일장일단이 있어 어떤 게 절대적으로 좋다고 단정짓긴 어렵다.

그런데 위탁급식에서 일어난 집단식중독을 일부 학교가 ‘쉬쉬’한 경향을 보면서, 학교 직영급식에서 생긴 사고인들 더 그러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어 개운찮다./ 임양은 주필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