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영화 사상 가장 예측 불가능한 인물, 캡틴 잭 스패로가 돌아왔다.
6일 개봉하는 ‘캐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은 2003년 미국에서만 3억 달러,세계적으로 6억5000만 달러를 벌어들인 ‘블랙펄의 저주’편의 후속작이다. 영화 관계자들조차 예상 못한 이 성공은 장쾌한 액션과 화면,드라마를 흥미진진하게 엮어낸 고어 버번스키 감독 덕이기도 하지만 잭 스패로를 창조한 조니 뎁의 공이 사실상 더 크다.
잭 스패로는 어떤 영화에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한 인물이다. 열사병 후유증 탓에 비틀거리는 몸짓과 시커먼 눈밑,주렁주렁 매단 액세서리와 번쩍이는 금니 등 외모는 우스꽝스럽기만 하다. 해적에게 가장 중요한 칼솜씨도 최상급은 아니어서 살기 위해 각종 치사한 방법을 동원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최악의 해적인듯 싶지만 때때로 엿보이는 탁월한 지략과 카리스마,정의감은 매번 그를 다시 보게 만든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는 엘리자베스(키이라 나이틀리)에 끌리는 감정까지 보태져 한층 입체적인 인물이 됐다. 영화 말미에 엘리자베스와 키스를 나누는 장면에서는 두 편의 영화를 통털어 처음 선보이는 새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내년 여름 개봉 예정인 3편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부분이기도.
조니 뎁은 2005년 5월 미국 영화잡지 프리미어가 뽑은 ‘역사상 가장 뛰어난 연기 100선’에 ‘가위손’(1990)과 이 영화의 연기로 중복 선정되기도 했다.
영화는 잭이 바다의 지배자로 불리는 유령선 ‘플라잉 더치맨’의 선장 데비 존스(빌 나이)에게 생명을 빚진 처지였다는 데서 시작한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잭은 존스의 심장이 담긴 함을 찾아나서고,전편에서 해적의 아들임을 자각했던 윌(올랜도 볼룸)은 역시 존스에게 붙잡힌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엘리자베스는 윌을 도우려 모험에 동참한다. 이밖에도 수많은 인물이 나오지만 영화는 톱니바퀴처럼 절묘하게 돌아가 혼란스럽지 않고 시종 유쾌하다. 문어,게 등 바다 생물과 합쳐진 해적들의 괴기스런 모습도 압권. 다만 1편을 보지 못했거나 가물가물한 관객이라면 흐름을 따라가지 못할 수도 있다. 12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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