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에게 ‘예의있는’영화 ‘예의없는 것들’ 첫선

‘염치없는 심장, 개념없는 머리, 싹수없는 혀끝’ 3무를 두루 갖춘 ‘예의없는 것들’을 한방에 날려주는 통괘한 영화가 첫 선을 보였다.

영화 ‘예의없는 것들’이 8일 오후 2시 서울 관수동 서울극장에서 시사회를 열었다. 신하균 윤지혜 등 배우들의 호연, 마지막까지 흥미진진하게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박철희 감독의 연출력이 맞물려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말을 못하는 킬러 ‘킬라’(신하균 분)의 심리를 드러내는 나레이션이 시의적절하게 배치된데다 신하균의 목소리 연기가 주는 재미도 만만찮다. 대사 없이 몸과 표정만으로도 훌륭한 연기를 펼친 신하균은 “내가 힘들었다기보다는 대사 없는 나를 상대로 연기하는 주위 배우들이 힘들었을 것”이라며 동료배우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했다.

이에 대해 깊은 슬픔과 비밀을 지닌 ‘그녀’를 연기한 윤지혜는 “대사 없이 표정으로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하는 신하균씨가 가장 힘들었다. 상대배우인 나 역시 신하균씨가 무슨 표정을 짓는 것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기가 어려워 감정선을 잡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무언의 교감 속에 촬영을 잘 마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영화에는 신하균과 윤지혜의 베드신이 등장한다. 여배우로서 노출신이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윤지혜는 “노출신은 언제나 부담스럽다. 이번 영화가 노출신이 처음은 아니다. ‘청춘’ ‘가능한 변화들’에서도 노출신이 있었다. 매번 느끼는 부분이지만 쉽지는 않다. 그러나 작품에 필요하다면 배우로서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혀가 짧아 말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남자 주인공이 혀 수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킬러로 나선 이야기를 그린 ‘예의없는 것들’. 그렇다고 ‘예의없는 것들’이 남성적인 킬러 영화라는 오해는 금물이다. ‘킬라’가 킬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슬픈 인생과 숨겨진 사랑에 대해 말하는 감성적인 영화다.

눈물만 빼는 멜로도 아니다. 관객을 웃기다가 뭉클하게 하고, 뒷통수를 치다 울린다. 세상에 대해, 인간에 대해 ‘예의없는 것들’을 단칼에 처단하는 재미도 쏠쏠. 값을 치르고 영화를 관객에게 ‘예의있는’ 영화다.

‘발레 킬러’ 김민준, ‘똥무게’ 박길수, ‘관장 킬러’ 이한위, ‘그녀’ 윤지혜의 호연을 바탕으로 하고 신하균의 탄탄한 연기력에 기댄 ‘신하균표’ 영화 ‘예의없는 것들’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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