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스타가 되고 싶은 외국인들

스타의 꿈을 품고 한국으로 공부하러온 외국 학생들이 있다. 영화감독이 되겠다며 일본 도쿄에서 건너온 오노 슈타(26),‘제2의 다니엘 헤니’를 꿈꾸는 미국 플로리다 출신의 마이클 곤잘레스(21), 그리고 연기자가 되기 위해 미국 유학 중 유턴한 구해영(21). 연기,연출,노래,공연,패션 등 대중문화계 인력을 양성하는 2년제 직업학교 서울종합예술학교 학생들이다.

영상예술학과 2학년인 오노 슈타가 한국 대중문화에 관심을 가진 것은 3년 전 한국 여행중 만난 뮤직비디오 때문이다. “숙소에서 뮤직비디오를 봤는데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그때만 해도 일본에는 스토리 있는 뮤직비디오는 거의 없었거든요. 그래서 한국의 영상기술을 배워 일본과 합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예요.” 오노는 한국과 일본의 대중문화를 놓고 “한국은 기획과 연기력이 좋지만 작품 완성도는 일본이 좀 앞서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마이클(연기모델학과 1학년)은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 지난 연말 어머니의 나라를 알고 싶다는 생각으로 한국을 방문했다가 아예 눌러앉았다. 다니엘 헤니,하인스 워드 등 혼혈인들의 인기를 보면서 한국에서 연기자로 데뷔하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부모도 “자유롭게 자기 길을 모색해보라”면서 그의 결정을 지지했다. 아직 한국말이 서툰 마이클은 “한국 영화의 스토리나 배우들의 연기력이 매우 훌륭하다”면서 “연기와 함께 한국에 대해 배우고 있어 학교생활이 신난다”고 말했다.

구해영은 방송연예과 1학년.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에도 진학했지만 연기자의 꿈을 접지 못해 귀국했다. 그는 “저처럼 한국으로 돌아오는 유학생이나 교포 학생들이 꽤 많다”면서 “예전에는 대중문화를 공부하려면 외국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한국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오노 슈타는 학교를 졸업한 후 일본으로 돌아가 뮤직비디오나 CF쪽 일을 하면서 경험을 쌓은 다음 영화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곳에서 편집기술과 관련해 많이 배운 것 같다”면서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한국 친구들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이클은 한국에서 연기자로 데뷔할 작정이다. 그가 접촉하는 기획사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는 “한국말만 제대로 배우면 바로 데뷔할 것”이라며 “한국에서 연기자로 활동하다 미국으로도 진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구해영은 공부 욕심이 많다. 여기서 공부를 마치면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연기 공부를 더 할 생각이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근처에 위치한 서울종합예술학교에는 이들을 포함해 모두 15명의 외국 국적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국적은 미국 호주 캐나다 일본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다양하다. 대부분 교포들이고 외국인은 4명. 이들 중 13명이 방송연예학과에 몰려 있다. 언어에 서툰 외국 국적 학생들을 위해 이 학교에서는 특별반을 편성해 개인지도를 실시한다.

국내 최대의 연기자 양성기관인 MTM을 20여년간 운영하다 3년 전 이 학교를 설립한 김민성(49) 이사장은 “한류 현상에서 볼 수 있듯 우리나라의 대중문화 수준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외국에서 공부하던 한국 학생들이 돌아오고 있고,아시아 국가들에서 유학을 오는 학생들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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