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영 "연기 평가부터 거쳐야겠죠"

"시작이 그래선지 선입견이 있으신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저에게 괄괄한 역할이 맞을 수도 있겠죠?"

세련되고 도회적인 이미지의 손태영이 당찬 여성으로 사극에 도전한다. SBS 100부작 사극 '연개소문'에서 연개소문의 부인 홍불화의 젊은 시절을 맡았다.

9일 오후 SBS 일산제작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손태영은 사극에, 그것도 당차고 씩씩한 캐릭터로 나서는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지금껏 드라마에서의 캐릭터가 좀 비슷했어요. 사극을 보면서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해왔고 연기를 처음부터 배운다는 생각으로 하겠다고 했죠."

연기의 계단을 밟아올라가고 싶은 욕심이 비친다.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지 못해 연기력으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함께다.

2000년 미스코리아 미로 연예계에 입문한 배경에다 '백만장자와 결혼하기'(SBS) 등 전작에서의 세련된 이미지가 겹쳤기 때문일까. 사극에 도전하면서 손태영도 연기 보폭을 넓히고 싶은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남자가 하는 대로 따라하거나 조신하지는 않고요, 자기 생각을 당당하게 얘기하고 남자를 이끌 수 있는 매력이 있는 역할인 것 같아요. 먼저 연기 평가부터 거쳐야 할 것 같은데 갈수록 역에 빠져들면 시청자들이 느끼시지 않을까요?"

손태영은 이달 말이나 9월 초부터 극에 등장한다. 당 태종 이세민의 사촌누이로 연개소문과 인연을 맺고 고구려로 탈출하는 적극적인 여성이다.

전인화가 장년 시절의 연개소문을 연기할 남편 유동근과 부부로 호흡을 맞추기로 해 화제가 됐던 바로 그 인물. 전인화의 출연은 무산됐지만 손태영에겐 자신만의 홍불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 고전 의상을 입고 머리엔 독특한 장식을 올려야 하는 것도 이채롭지만 무엇보다 사극의 어투를 익히는 것이 새로운 경험이다.

"아직 대본이 안나와서 어떨지는 모르겠는데 어투 걱정이 좀 되긴 해요. 옛날 사극처럼 억양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쓰는 것 같은 말투를 쓴다고 들었는데 대본이 나오면 어투에 중점을 두고 연습해야 할 것 같아요."

MBC '주몽'에서 한혜진이 연기하고 있는 소서노와 비교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마침 '주몽'도 즐겨본단다. 부담은 없는지 슬쩍 질문이 날아온다.

"감독님이 당찬 모습을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소서노와는 다르게 하실 것 같아요. 단지 예쁜 것보다 그 시대의 여자가 주관을 가지고 당차게 살아가는 모습에 소서노를 좋아하시는 것 같고요. 저도 '주몽' 좋아하고 보면서 도움도 받지만 아무래도 '연개소문'은 '주몽'과는 좀 다르겠죠?(웃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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