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가 김혜진 개인전, 29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

소녀의 감성… 다양한 농담의 ‘블루’

블루(Blue)는 젊음과 희망을 상징한다.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가 그렇고 요즘처럼 무더위를 피해 떠나는 피서길에도 블루는 쉽게 시선을 자극한다.

블루에 푹 빠진 수채화가 김혜진(52·여·수원시 권선구 세류3동). 소녀같은 미소가 먼저 떠오르는 작가의 그림에는 다양한 농담의 블루가 등장한다. 물과 물감이 만나 맑은 기운을 물씬 풍기는 수채화로 선보인 블루의 시간적 배경은 밤이다. 곧 동이 터오를 것 같은 첫새벽은 옅은 블루로 어둠이 짙어가는 한밤은 검푸른색이 지배한다.

그는 오는 15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수에 이어 22일부터 29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에서 각각 개인전을 연다. ‘어느날 밤’(One Day Night)이란 제목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블루톤으로 치장한 작품들은 수채화 기법인 남겨두기, 번지게 하기, 덧칠하기, 닦아내기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실루엣처럼 검은 나무와 그 나뭇가지 사이를 비집고 얼굴을 내민 보름달과 초승달이 등장하고 밤의 적막에 젖어 잔잔한 수면에는 달그림자가 일렁인다.

도시의 골목길을 비추는 가로등도 작가의 주요 소재다. 번잡한 도시민들의 귀가길을 밝혀주는 가로등은 도시의 낭만과 우수를 대변한다. 정적이 몰려든 도시의 밤거리를 위무하듯 빛을 발하는 가로등과 조우한 야생화는 반가움의 표시로 꽃을 활짝 피웠다.

김성호 미술평론가는 “달빛 아래 고요히 잠들어 있는 밤을 담았다”며 “잔잔하고 평온하며 고독하기까지 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평했다. 문의(02)733-5454, (031)228-3647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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