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차우세스쿠 영화 소재로도 인기

지난 1989년 루마니아 민주화 혁명과 독재자 니콜라이 차우세스쿠의 종말을 소재로 한 영화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 열린 제12회 사라예보 영화제에서는 이 소재를 다룬 루마니아 감독의 영화가 3편이나 선보여 17년 전 혁명과 독재자 처형에 대한 영화.예술계의 활발한 재조명 작업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로이터 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코르넬리우 포룸보이우 감독의 '12:08 부쿠레슈티 동쪽'은 루마니아의 한 작은 마을의 TV 방송이 시청자들의 전화 참여를 통해 혁명에 대해 얘기하는 코미디 형식의 영화로, 비경쟁 부문에서 3천명 이상의 관람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포룸보이우 감독은 지난 5월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도 이 영화로 신인 감독에게 주는 황금 카메라상을 수상했었다.

영화제 경쟁 부문에 오른 라두 문테안 감독의 '더 페이퍼 윌 비 블루' (The Paper Will be Blue)는 한 젊은 군인이 제대를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드라마틱한 혁명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되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또 카탈린 로베르토 미툴레스쿠 감독이 연출한 '내가 세상의 종말을 기념하는 방법'(The Way I Celebrated the End of the World)은 17세 소녀가 남자친구와 함께 우연히 차우세스쿠의 동상을 파손한 뒤 겪게 되는 사건을 영화화했다.

루마니아 혁명과 독재자 차우세스쿠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루마니아 내에서는 비단 영화 뿐 아니라 연극과 전시회 등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지난해 부쿠레슈티 극장에서는 작가 데니스 디눌레스쿠가 쓴 '차우세스쿠 생애의 하루'가 연극으로 공연돼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포룸보이우 감독은 "루마니아의 모든 예술가들은 1989년 혁명에 대해 제각기 자신만의 얘깃거리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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