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지휘하는 러 오케스트라, 두 번째 내한공연

한국인 최초로 러시아 국립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지휘자 노태철(44) 씨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립 타타르스탄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한다.

노 씨는 타타르스탄 오케스트라 창단 40주년을 맞아 오는 25일 부산 문화회관 공연을 시작으로 10월 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10일 서울 새천년기념관, 24일 광주 5.18 기념관 공연까지 전국을 돌며 총 13차례 연주회를 열 예정이다.

타타르스탄 오케스트라는 지난해 11월에도 방한, 전국 10개 도시를 돌면서 '라흐마니노프와 쇼스타코비치의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무소르그스키, 라흐마니노프, 쇼스타코비치 등 러시아 작곡가들의 음악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 연주회는 작년 공연을 기억하는 국내 음악 애호가들의 앙코르 요청에 의해 기획됐으며, 특히 10월 3일 개천절을 맞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공연은 '조국'이라는 주제로 한국과 러시아, 타타르스탄 작곡가들의 명곡들을 선보인다.

노 씨는 이번 한국 공연을 위해 차이코프스키, 보로딘, 베토벤, 모차르트, 번스타인 등 고전과 현대음악 총 40여 곡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한국의 '아리랑' 곡조를 타타르스탄 현대음악가인 샤밀 티메르불라토프가 타타르스탄 전통 음색에 맞게 편곡한 작품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노 씨는 동아대 작곡가를 졸업한뒤 1992년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주, 린츠 부르크너 음악원과 독일 뷔르츠부르크 음대에서 지휘와 오페라를 공부했다.

그는 재학중 헝가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프라하 모차르트 오케스트라, 빈 왈츠 오케스트라 등 유럽내 유수 심포니를 지휘하면서 명성을 쌓았다.

하지만 그의 스승이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 가서 현지 오페라 심포니를 지휘해보라는 권유를 받은 것이 10년 넘게 살던 빈을 떠나 러시아와 새로운 인연을 맺게 된 발단이 됐다.

2002년부터 2005년 중반까지 니즈니노브고로드 오페라 심포니를 지휘하면서 러시아 음악에 푹 빠지게 된 그는 2005년 6월에는 글린카음악원에서 지휘분야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그는 "유럽 음악이 가볍고 달콤하다면, 러시아 음악은 철학적이면서 깊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2004년 지금 몸담고 있는 타타르스탄 국립 오케스트라의 객원지휘자로 활동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고, 2005년부터 정식 지휘자로 계약을 체결한 그는 2007년말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타타르스탄 오케스트라에는 현재 노 씨를 포함해 3명이 정식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노 씨는 또 지난 4월부터 러시아 남부 볼고그라드 오페라단 상임 지휘자를 겸하고 있다.

그는 타타르스탄 오케스트라의 수준에 대해 "옛소련 시절에는 매년 전러시아 오케스트라 경연대회가 열렸는데 당시 수많은 오케스트라 가운데 2위를 차지할 만큼 실력이 뛰어나다"면서 "단원들도 연주기교가 훌륭할 뿐아니라 즉흥적으로 악보를 제시했을때 음악을 이해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타타르스탄이 러시아에서도 동양적인 색채가 강해 한국과도 음악적인 정서가 통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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