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필과 내한공연 사라 장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와 한국으로 들어갈 때는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몰라요."

요즘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본명 장영주ㆍ26)이라는 이름 앞에 자주 붙는 수식어는 '신동에서 거장으로 성장한'이라는 말이다.

본인은 "수식어 없이 그냥 뛰어난 연주자로만 기억되고 싶다"며 부담스러워하지만 얼마전 독일 쾰른에서 열린 공연에서 커튼콜이 12번이나 쏟아졌다는 사실만 들어도 이젠 그의 이름 앞에 붙는 '거장'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곧 있을 세계 정상의 오케스트라 빈 필하모닉과의 내한공연에 앞서 사라 장과 7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피츠버그심포니 등과 독일투어를 마친 뒤 막 미국 코네티컷의 호텔에 도착해 짐을 풀었다"는 그의 목소리에는 피곤할 텐데도 생기가 묻어났다.

그는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빈필과 내한해 21일 예술의전당과 22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공연한다.

사라 장이 연주하는 곡목은 잘 알려진 사라사테의 '치고이네르바이젠'. 지난해 10월 런던필과 협연 이후 1년만에 고국을 찾는다는 것은 반갑지만 연주시간이 8분여밖에 되지 않는 것이 청중에게는 많이 아쉬운 것이 사실.

"빈필과 공연 주최사인 MBC 사이에 많은 대화가 오간 끝에 프로그램이 결정됐다고 들었어요. 제가 직접 고른 곡은 아니지만 좋아하는데다 대중적인 곡이라 다행이에요."

게르기예프에 대해서는 "몇 번 함께 연주한 적이 있다"면서 "연습을 아무리 많이 해도 공연 당시 분위기나 순간적인 영감에 따라 곡 해석을 달리하기 때문에 같이 공연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요즘 근황을 물었더니 "2008년까지 공연과 리코딩 등 일정이 꽉 들어차 있다"면서도 "내가 선택한 길이기 때문에 좋고요, 재밌어요"라는 말을 자기 암시를 불어넣듯 여러 번 반복했다.

이번 달로 예정된 비발디의 '사계'의 스튜디오 녹음도 이번 내한공연 때문에 내년 5월로 미뤄졌다.

또 내년 3,4월에는 뉴욕 카네기홀을 비롯해 미국 20개 도시를 돌며 피츠버그 교향악단과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이 공연에서는 작곡가 리처드 다니엘푸어(50)와 크리스토퍼 테오파니디스(39)가 그를 위해 헌정한 곡들도 초연될 예정.

"곡을 만들면서 작곡가들과 팩스로 계속 의견을 주고받고 있기 때문에 다른 때보다 더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요. 그래도 저를 위한 곡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제 눈으로 보는 것은 너무 재미있는 일이에요. 특히 그리스 출신 테오파니디스는 곡이 무척 아름답기 때문에 기대가 커요."

그는 "나이가 들면서 남자친구나 결혼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면서 "몇 년 뒤에는 변할지도 모르지만 아직도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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