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태국서 ‘노란 팔찌’ 찬 까닭은?

지난 15일 밤 태국 방콕의 임팩트 아레나 체육관은 몰려드는 인파로 몸살을 앓았다. 5인조 남성그룹 ‘동방신기’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태국을 비롯해 홍콩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10여개 나라에서 팬들이 집결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관광학을 전공한다는 메이(19)양은 “지난 6월 태국 방문 이후로 동방신기가 다시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면서 “가까이서 오빠들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떨린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콘서트장에 입장한 관객은 모두 1만4000여명. 입장권은 이미 몇 주전에 매진됐으며 혹시라도 티켓을 구할까 싶어 이곳을 찾은 2000여명은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일부 여학생들은 아예 경기장 외부에 자리를 펴고 밖으로 들리는 노래소리에 맞춰 몸을 흔드는 모습도 보였다.

공연이 시작되자 콘서트 장은 하나의 거대한 용광로로 돌변했다. 멤버들의 제스처 하나하나에 관객들은 자지러졌으며 이들이 내뿜는 고성과 열기는 공연장을 집어삼킬 듯했다.

동방신기는 1,2집 앨범이 빅 히트를 기록하면서 한류스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HUG’ ‘믿어요’ 등 노래는 태국 음악차트에서 4주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지난 6월에는 아시아 최대 음악방송인 ‘채널V’의 뮤직비디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매니지먼트사의 치밀한 마케팅 전략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성공요인. 태국 공연의 경우 SM엔터테인먼트는 12억원을 들여 한국에서 무대를 제작해 공수해왔다. 이날 공연에 참여한 제작진만 모두 100여명이고 무대 이송 비용은 1억원 이상이 소요됐다.

현지인들의 정서적 측면을 공략하는 것도 주효했다. SM은 올해로 즉위 60주년을 맞은 태국 국왕을 위해 국민들이 노란색 옷을 즐겨 입는다는 점에 착안해 공연장에서 동방신기에게 노란색 ‘팔찌’를 착용케 했다. 특히 공연 후에는 팔찌를 팔아 그 수익금을 불우이웃에게 전달하는 이벤트까지 마련해 따스한 ‘한류’의 이미지를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2시간 넘게 공연이 끝난 후에도 대부분 팬들은 자리를 뜰줄 몰랐다. 일부 극성 팬들은 퍼붓는 장대비를 뚫고 숙소인 페닌슐라 호텔까지 찾아와 사진을 찍는 등 열성을 보였다. 한글로 동방신기라고 쓰인 빨간 티셔츠를 입은 어라타이(40)씨는 “딸이 팬이라 함께 왔는데 환상적인 공연을 보니 나도 무척 즐거웠다”면서 “기회가 되면 딸과 함께 직접 한국에 가 멤버들의 활동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동방신기가 현지에 체류하는 동안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곳은 다름아닌 태국 경찰. 멤버들이 가는 곳마다 구름처럼 팬들이 모이는 바람에 경찰은 이들을 해산시키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심지어 입·출국 심사의 경우 공항에 모인 팬들의 안전사고를 우려해 아예 활주로에 버스를 대기시켜 약식으로 치르기도 했다.

SM관계자는 “한국 일본 말레이시아를 순회한 아시아 투어 콘서는 태국을 마지막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면서 “조만간 3집 앨범이 나오면 새로운 컨셉트의 투어 콘서트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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