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신 연예계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브이원으로 활동중인 가수 겸 연기자 강현수(28)는 27일 저녁 왼쪽 팔과 손에 붕대를 감은 채 병상에 누워 있었다. 머리도 다쳐 모자를 푹 눌러쓴 그는 "멍들어 퉁퉁 부어오른 얼굴이 이젠 많이 가라앉았다"고 말했다.
강현수는 15일 새벽 소속사 사장 등 일행과 서울 강남의 한 술집에서 술을 먹던 중 시비가 붙어 팔과 손가락 인대, 힘줄이 끊어지는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다.
이에 따라 강현수는 21일 서울중앙지검에 소속사 사장 김모 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또 25일 소속사 문제와 관련, 계약해지 확인 등 청구의 소를 추가로 제기했다. 김씨도 28일 전화 통화에서 "쌍방 폭행, 계약 위반과 관련 변호사와 법적 대응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강현수는 "술집에서 폭행당한 것은 사소한 시비 끝에 불거졌지만 근본적으로 사장님과 저 사이에 전속 계약과 관련한 갈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 역시 "강현수가 올 들어 계약을 해지해달라는 요청을 수차례 해왔지만 참아왔다"며 "그날 싸움은 계약 문제 때문에 난 게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초 강현수는 김씨와 2002년 10월 4년간 네 장의 음반을 내는 조건으로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강현수에 따르면 2003년 7월 김 사장의 요구에 따라 계약금 1억3천만원에 같은 조건으로 계약서를 새로이 작성했다고 한다. 새로이 계약서를 작성한 시점부터 계산하면 계약 만료일은 내년 7월이다.
"김 사장님과 일하며 브이원 1ㆍ2집을 내서 꽤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2003년 새로 계약서를 작성할 때 추가된 계약금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어요. 음반 관련 수익금도 마찬가지고요. 금전적으로 갈등이 있었지만 그간 형 동생처럼 지내 원만하게 해결하고자 했어요. 폭행사건이 법정까지 비화되며 결국 시끄럽게 됐네요."
이에 반해 김씨는 "강현수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계약서에 디지털 음원과 관련한 수익은 소속사의 몫으로 명시돼 있다"고 반박했다.
강현수가 계약을 해지해달라고 말한 데는 병역 문제가 크게 작용했다.
그는 "10월19일자로 소집 영장을 받았는데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입소해야 한다"며 "그간 대학원에 진학하며 군 입대를 미뤄왔다"고 말했다. 이어 "사장님께 '계약 만료까진 10개월이 남았지만 첫번째 계약서 대로라면 계약기간이 끝난 것이나 다름없고, 10개월 동안 음반을 제작해 활동하는 것이 불가능하니 계약을 풀어달라. 군 복무를 마친 후 새로이 출발하고 싶다'고 부탁드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신체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아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할지 방위산업체에서 군 복무를 대체할지를 놓고 고민중이다.
"연예 활동이 9년째"라는 그는 "그간 많은 연예인들이 소속사와 갈등을 빚고 법정 다툼을 하는 걸 봤다"며 "처음엔 누구나 신뢰를 바탕으로 일하는 만큼 계약서대로 이행된다면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작년 12월 2집을 냈지만 활동을 제대로 못한 데다 이런 모습까지 보여 팬들께 죄송하다. 군 복무를 마친 후 더욱 성숙한 정신으로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강현수는 1998년 스톰신인모델선발대회를 통해 연예계에 데뷔한 후 99년 1집 음반을 발표했으며 2003년과 2005년 12월 브이원이라는 이름으로 두 장의 음반을 냈다. KBS 2TV 시트콤 '달려라 울엄마'를 통해 연기자로도 활동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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