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슈턴 커처(28)하면 누구나 먼저 열다섯살 연상의 여배우 데미 무어의 남편이라는 점을 떠올린다.
커처 스스로도 "아내와 함께 영화에 출연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언론 때문에 곤란하다. 영화보다 우리 둘의 개인적인 관계에 더 초점을 맞출 것이기 때문에 영화에 집중하기 힘들어진다"고 아쉬움을 토로할 정도로 관습을 뛰어넘은 두 사람의 로맨스는 여전히 할리우드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데미 무어의 남편이 될 때도 그랬고, 지금까지 배우로서 애슈턴 커처가 지닌 이미지는 '꽃미남' 스타라는 점. 잘생기고 준수한 외모를 바탕으로 TV 시트콤의 스타로 떠오른 그는 이후 주로 10대 팬들을 위한 영화에 출연해왔다.
그런 점에서 2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개봉하는 영화 '가디언(The Guardian)'은 그가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는 첫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여서 과연 그의 인기가 액션 장르로까지 넓혀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도망자' '콜래트럴 데미지'를 만든 앤드루 데이비스 감독이 연출한 '가디언'은 애슈턴 커처와 케빈 코스트너가 주연을 맡은 액션영화.
바다에서 조난된 인명을 구하는 미국 연안경비대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으며, 베테랑 경비대원과 이제 막 연안경비대 엘리트 스쿨에 입학한 고교 수영 챔피언이 스승과 제자 사이로 만나 갈등을 겪으면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이야기를 액션과 드라마의 감동을 섞어 펼쳐나간다.
커처는 고교 수영 챔피언으로 '잘나가던' 중 뜻하지 않은 사고를 겪은 뒤 수영선수를 포기, 누구도 잘 알아주지 않는 연안경비대원이 되고자 학교에 입학한 제이크 피셔 역을 맡아 베테랑 경비대원 역의 코스트너와 호흡을 맞춘다.
3년여 전 시나리오를 읽고 출연하고 싶다는 마음을 굳혔다는 커처는 수영을 잘하지 못해 영화 촬영 8개월 전부터 수영 레슨을 받는 등 연안경비대 엘리트 스쿨의 혹독한 훈련과정을 모델로 삼아 몸을 단련시켰다고 했다.
베벌리힐스 포시즌 호텔에서 케빈 코스트너와 각국의 기자들을 만난 커처는 "주인공 제이크 피셔가 엘리트 스쿨에 들어온 학생 중에서 가장 뛰어나게 보여야하는 역할이므로 열심히 훈련했다. 처음 훈련캠프에 가보니 동료 학생들로 출연하는 사람들이 실제 연안경비대원도 있고, 올림픽 수영 메달리스트들도 있어서 엄청나게 주눅이 들었었다. 하지만 그들은 내가 수영을 더 잘할 수 있도록 코치해주었다"고 출연당시의 각오를 이야기했다.
아무래도 바다를 무대로 인명을 구하는 이야기이다보니 자연스레 수중이나 바다 장면이 많아 물속에서만 10시간을 촬영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커처는 "지금은 목욕도 하기 싫을 정도로 물이 지긋지긋하다"면서 "3분 동안 숨을 쉬지 않고 물속에 앉아 있는 장면도 찍었는데 막상 영화에서는 잘려나가 섭섭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바다에서 생명을 구하는 영웅적인 일을 함에도 그다지 널리 알려지지 않은 연안경비대의 활약을 그려 그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들이 하는 일이 그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충격이었습니다. 카트리나 태풍 때의 활약상으로 비로소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지만 영화는 그 이전에 촬영이 시작됐지요. 경비대원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었던 것은 축복이었습니다. 이 영화를 계기로 연안경비대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환기됐으면 좋겠습니다."
커처는 그와 함께 출연한 코스트너를 한껏 치켜세웠다.
"코스트너가 한 역할은 배우에게 용기를 필요로 하는 역입니다. 스승 역을 맡게 된다는 것은 스스로 더이상 젊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코스트너보다 나이든 선배 연기자들 중에서도 아직 그런 역할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점에서 코스트너의 용기 있는 결정을 존경합니다."
그는 자신이 살면서 행한 가장 용기 있는 행동으로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감정, 상처와 약점을 모두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면서 "진심으로 타인과 나의 감정들을 나누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미 무어의 세 딸에게도 좋은 아빠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커처는 "배우는 로케이션이 있으면 수개월씩 집을 떠나야 한다는 점에서 해안경비대와 비슷한 점이 있다"며 "내 딸들은 로스앤젤레스에서 학교에 다니는데 수개월씩 로케이션을 하려면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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