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괴물(The Host)'이 밴쿠버 국제영화제에서 최고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이번 영화제에서 3회 상영되는 괴물은 지난 주말 2회 공연 좌석이 매진된 데 이어 3일 오전 10시(현지시각) 마지막 공연도 입장권이 전량 예매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봉 감독은 지난달 29일 공포영화 장르와 기법을 주제로 한 영화인 포럼에 초대돼 눈길을 끌었다.
밴쿠버 선은 영화제 특집판에서 '놓쳐서는 안될 10개 영화'의 하나로 괴물을 선정하고 "매끄러운 공포의 틀 속에서 미국의 외교정책과 환경문제에 대한 비판의식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저명한 영화평론가 데릭 엘리는 영화제 웹사이트(www.viff.ca)에 인용된 리뷰에서 "공포영화 본연의 임무를 다하면서도 장르의 벽을 넘는 유머가 끊임없이 관객의 허를 찌른다"고 소개했다. 리뷰는 이어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괴물과 봉 감독에 대해 "할리우드는 너무 상심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영화평론가 마크 웨거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자연의 보복이라는 단순구도를 넘어 사회적ㆍ인간적 이슈를 유머로 포장해 전달함으로써 몬스터 무비의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고 찬사를 보냈다.
영화제 주변에서 '한국판 죠스(Jaws)'로 불리는 괴물은 지난 5월 칸 영화제와 지난달 열린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도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지난달 28일 개막돼 13일까지 진행되는 밴쿠버 영화제에는 한국영화 15편을 포함해 50개국에서 출품한 장ㆍ단편영화 343편이 상영된다.
이 가운데 이번 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이는 영화는 123편이다. 한국영화로는 괴물과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 등 흥행대작 2편이 아시아 영화 부문인 용호상(Dragons & Tigers Award) 특별상영작으로 초청됐다.
용호상 경쟁부문에서는 얼굴없는 것들(김경묵 감독), 뇌절개술(김곡, 김선 감독)이 아시아권 6개 작품과 경합을 벌인다. 이 밖에 해변의 여인(홍상수 감독), 예의없는 것들(박철희 감독), 그리고 그 후(이호섭 감독), 달콤 살벌한 연인(손재곤 감독) 등 장편영화와 외박(이종윤 감독) 등 단편영화 7편이 상영된다.
마이클 프랜시스 밴쿠버 영화제 위원장은 "올 영화제에선 이슬람과 비이슬람간의 문화갈등, 제3세계 인권, 사회 양극화, 테러리즘의 상업화 같은 이슈에 관한 비판의식을 담은 작품들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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