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피아노 소나타를 들고 '현영주표 음악'을 음반으로 처음 소개합니다."
무대와 강단, 방송가를 누비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피아니스트 현영주(32) 씨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독주 음반을 내는 것.
11월 중 출시될 그의 음반은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필드 레코딩'으로 이뤄진 데다 피아니스트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프로듀싱을 맡아 관심을 끈다.
필드 레코딩은 스튜디오가 아닌 공연장에서 녹음하는 방식. 음반 녹음은 지난달 마지막 주 서울 방배동 백석아트홀에서 3일 동안 진행됐다. 청중이 없다는 점에서 실황 녹음과도 다르다. 녹음 작업에는 필드 레코딩 전문 엔지니어 황병준(사운드미러코리아 대표) 씨도 참여했다.
"사흘간 7시간씩 강행군을 펼쳤더니 팔에 무리가 갈 정도였어요.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7-8번씩 반복하기도 했죠. 그래도 첫 녹음 치고는 무리 없이 즐겁게 진행됐는데, 김 교수님의 도움이 컸어요."
첫 음반에 실릴 곡들은 쇼팽 피아노소나타 2번과 3번. '짜깁기(편집)'가 별로 필요 없을 정도로 녹음 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된 덕분에 쇼팽 전주곡 Op.45와 자장가Op.57도 함께 담을 수 있었다. 전주곡은 스승인 피아니스트 김용배 예술의전당 사장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곡 중 좋은 곡도 넣어보는 것이 좋겠다"는 충고에 따라 선택했다.
"쇼팽이 전성기 때 작곡한 소나타 2,3번은 모두 잘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곡이기도 해요. 인생의 기쁨과 슬픔이 여기에 모두 담겨 있어요. 10년이나 20년 뒤 같은 곡으로 음반을 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 땐 또 다르게 곡을 해석하겠죠."
쇼팽 소나타를 선택한 것은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쇼팽의 곡답게 꾸밈음 등이 많아 연주자의 특성이 잘 드러나기 때문. 소설가가 소설책을 내놓듯 '현영주표 음악'이라는 딱지를 붙여 처음 세상에 내놓는 것이다.
그는 다음달 30일 금호아트홀에서 음반 출반을 기념하는 독주회도 열 예정이다. '파워풀 하고, 거침 없는 연주'라는 찬사를 듣고 있는 그의 연주를 음반 출시 후 처음 현장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서울예고 재학 중 독일로 건너가 뒤셀도르프 국립음대 최고 연주자 과정을 마친 현씨는 독일 프라이부르크 멘델스존 콩쿠르, 이탈리아 시타 디 스트레사 콩쿠르 등에서 우승했다. 현재 '임풀스 트리오' 멤버로 활동 중이며 성신여대, 서울예고 등에 출강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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