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교류 매너와 글로벌 스탠더드

시흥시와 미국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시와의 자매결연식이 열린 17일 시흥시청 국제회의장. 이연수 시흥시장이 갑자기 2~3분 정도 자리를 비우는가 하면 통역이 생략된 채 우리말 대화가 오고 가는 등의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잇따랐다고 한다.

결연식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 “부시장 한 말씀하세요”(시장), “제가 무슨 이야기를…, 시장님과 같은 의견입니다”(부시장) 등의 대화가 한국어로 오고 갔다고 한다. 결연식장에는 동시통역사 2명이 배치됐으나 이런 말들이 즉각 영어로 전달되지 않았다. 결국 시흥시 관계자끼리 초청받은 손님들이 알아 들을 수 없는 한국어로 속삭인 꼴이 된 셈이다. 이때문에 로체스터시 교류단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한동안 의아해 하는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고 한다.

이 시장은 이어 마이크를 윤용철 시의회 의장에게 넘기고 결연식장 밖으로 나간 뒤 2~3분 지난 후 들어 왔다고도 한다. 당시 자매결연식보다 더 중요한 무슨 일이 갑자기 생겼는지 모르지만 말이다.

먼저 로체스터시 교류단에게 양해를 구하고 이런 행동을 했더라면 결연식장 분위기는 덜 어색하고 더 좋았지 않았을까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자매결연은 두 도시가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심무도(태권도를 발전시킨 실전호신술)를 중심으로 민간교류를 꾸준히 해 온 결과물로 이뤄졌다. 두 도시는 교류의 폭을 경제·문화·교육·행정 등으로 더 넓히고 보다 공식화하기 위해 자매결연를 맺었다. 이에 따라 자매결연은 단순히 해외 민간 교류 차원이 아닌 작은 외교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 관례에 다소 어긋나고 세련되지 못한 이런 모습들을 지켜본 로체스터시 교류단은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무척 궁금하다. 해외 교류 매너의 글로벌 스탠더드(국제기준)에 맞추기 위한 자치단체의 노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동희기자 dh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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