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중 아나 "믿음직스런 진행자 되고 싶어"

"'저 사람이라면 내 피해 상황을 털어놓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그런 믿음직스러운 진행자가 되고 싶습니다."

김일중 SBS 아나운서가 '긴급출동 S0S 24'(화요일 오후 11시 방송)의 새 진행자로 나선다. 꼭 1년간 친근한 이미지로 프로그램을 맡아온 윤정수의 바통을 이어 7일 방송분부터 폭력의 현장을 누빈다.

'김일중 아나운서'라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할 사람들이 많을 것.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10월 입사해 이 프로그램이 첫 단독 진행인 새내기다.

"어쩌면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내용들이죠. 채널을 돌리고 싶을 정도로 충격적인 폭력의 현장들이 많아 겁이 나기도 해요. 하지만 피해자들이 의지할 수 있는 믿음직스러움을 보여드리고 싶네요."

그동안 '긴급출동…'은 소재의 무거움을 윤정수의 친근한 이미지로 녹여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초기에는 다루는 내용의 충격파가 커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노예 할아버지' 등 여럿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로 점차 자리를 잡았다.

윤정수가 단지 MC의 위치를 넘어서서 피해자를 직접 위로하고 격려하는 역할을 맡아왔기에 김 아나운서에게 기대되는 바도 적지 않다. 개인적으로도 첫 프로그램이라 부담도, 설렘도 크다.

"윤정수 씨가 튼튼한 두 다리로 프로그램의 틀을 다져놓았다면 저는 긴 다리로 곳곳을 누비려고 합니다. 어제 솔루션 위원회 전문위원들을 만났는데 인권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못 쫓아가겠더라고요. 부족함을 많이 느꼈고 공부를 많이 하려고 해요."

189cm의 키에 생김새가 영화배우 이병헌을 연상시킨다. "평소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큰 키와 매서워 보이는 얼굴"이 제작진에게 "아나운서답지 않고 형사 같은 외모"라는 인상을 줘 진행자에 발탁됐단다.

극단적인 폭력의 현장에서 피해자들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마음을 열고 피해자들과 대화하는 것이 생각만큼 입이 떨어지지 않는 일일 수 있는 것.

"문성근 씨가 '그것이 알고 싶다' 진행하실 때 문성근 씨에게만 얘기하겠다고 하는 제보자들이 있었다네요. 저도 그 정도의 신뢰를 얻는 MC가 되고 싶어요. 아직은 욕심이겠지만요."

하나뿐인 동기 김주희 아나운서가 일찌감치 '생방송 모닝와이드' 앵커로 발탁됐고, 함께 SBS 최종면접까지 올랐던 오상진 MBC 아나운서가 '말달리자'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혼자만 뒤처지는 것 같아 괴롭지는 않았느냐고 짓궂은 질문을 던졌더니 싱긋 웃는다.

"인터넷에 제 이름은 없고 김주희 아나운서 동기라고만 나와요(웃음). 시청자들이 '저 친구가 진심으로 다가오려고 하는구나' 하고 느끼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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