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게마일 레바논 산업장관이 21일 무장괴한 3명에게 암살된 후 레바논 정국이 혼돈으로 빠져들고 있다.
게마일 장관의 아버지 아민 게마일 전 레바논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안정을 촉구하며 보복 공격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푸아드 시니오라 총리 진영이 이번 사건의 배후에 시리아가 있다며 맹비난하고 나서 정국 혼란이 예고되고 있다.
게마일 장관은 기독교 마론파인 팔랑헤당을 이끌던 인물로 반 시리아 정파의 핵심인물이었다. 현재 레바논의 기독교인은 전체의 35%정도를 차지하며 마론파 기독교인은 9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영국 방송 BBC는 게마일 장관의 살해는 종파간 갈등의 불을 붙이려는 의도가 뚜렷하다며 레바논이 내전 상태로 돌입할 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레바논에서는 종파 갈등으로 2005년 2월 라피크 하리리 총리가 암살된 이후 이미 5명의 반 시리아 인사가 살해됐다. 친 시리아 정파인 헤즈볼라가 지난 여름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성가를 올리며 민심의 지지를 얻자 친 시리아 진영과 반 시리아 진영간의 긴장은 더욱 고조돼 왔다.
지난주에는 레바논 연립 내각이 하리리 총리 암살과 관련,국제 재판소 설립을 승인하자 헤즈볼라와 친 시리아 정파 6명의 장관이 이에 반대하며 사퇴했다. 헤즈볼라와 친 시리아 정파는 23일 내각 총사퇴를 주장하는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기독교계와 시니오라 총리 지지자들도 이에 맞대응하는 반대집회를 준비하고 있어 게마일의 죽음은 양측의 충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국제사회도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완벽한 조사를 통해 이번 살해의 배후를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어떤 정당성도 없는 살해 행위”라고 비난했다.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시리아는 의혹을 부인하며 이번 사건을 “비열한 범죄”라고 말했으며 헤즈볼라도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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