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립국악단 10주년 공연을 보고
지난 96년 창단 이후 10주년을 맞은 경기도립국악단. 경기소리를 보존하고 계승 발전하는 사명이 이들의 역할이다. 지난 20~21일 진행된 경기도립국악단 10주년 기념공연 ‘축제’는 첫날은 경기소리를 선보이고 둘째 날은 계승 발전시킨 창작곡들로 이어졌다.
마지막 날 공연은 이준호 전 예술감독이 1부 3곡, 김영동 현 예술감독이 2부 2곡 등을 선보였다. 김영동 예술감독이 연배로는 선배지만, 초대감독에 대한 예우로 무대를 꾸몄다. 국악계 두 거목이 무대에 오르는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이준호 전 예술감독이 창단 당시 작곡한 ‘우리비나리’가 둘째 날 첫 곡을 장식했다. 이날 이 감독은 ‘우리비나리’와 해금협주곡 ‘추상’, ‘축제’, 김영동 예술감독은 전폐희문과 대금시나위를 위한 곡 ‘겁’, ‘성주굿’을 위한 국악관현악 등을 올렸다.
이날 창작전통음악 무대는 전체적으로 서양 오케스트라의 형식을 따온 곡들로 경기도립국악단의 특성과 맞아떨어졌다.
이날 선보인 다섯곡 중 특히 해금을 연주한 강은일 연주자가 눈에 띄었다. 해금 활대를 사용하는 기법이 남다른 강 연주자는 이날 공연 중 해금의 강한 음색을 선보였다. 가야금이나 거문고보다 적은 2개의 줄을 이용해 내는 소리지만, 풍부한 음량과 음색을 들을 수 있었다.
이날 연주한 곡 ‘추상’에서 강 연주자가 본인의 해석을 더해 기존에 들어오던 해금의 음색과는 다르게 ‘지직지직’ 소리를 내며 강하게 긋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전통음악에서 찾아보기 힘든 음색을 해금을 통해 표현해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했다. 강 연주자는 다른 연주자들과 다르게 서양 드레스를 입어 눈길을 끌었다.
전체적으로 경기도립국악단에 어울리는 곡들로 선곡된 점이 익숙한 옷을 입은 듯 편안했지만, 지난 10년을 다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기념공연에서 초연곡이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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