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동티모르-아체 주제영화 4편 상영금지 논란

인도네시아 정부는 독립 요구로 껄끄러운 관계에 있던 동티모르와 아체주(州)를 다룬 영화 4편의 상영을 금지해 논란을 빚고 있다.

29일 '자카르타 국제 영화제'(JiFFest) 조직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검열 당국은 최근 다음달에 개최할 영화제에서 동티모르와 아체주를 다룬 영화 4편이 "안정과 질서를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상영을 금지할 것을 조직위에 통보했다.

상영이 금지된 영화 가운데 네덜란드에서 출품한 '악어 이야기' 등 3편은 동티모르의 역사 등을 다룬 기록영화와 애니메이션이고, 미국에서 출품한 '검은 길'은 아체주의 독립투쟁을 다룬 영화다.

이들 4편의 영화는 작년 영화제 때도 상영이 금지됐다.

이에 대해 '국경없는기자회'(RSF)는 28일 성명을 통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시대에 뒤떨어진 검열방식을 택해 심히 유감"이라고 비난했다.

RSF는 "동티모르와 아체주는 평화를 되찾았기 때문에 이들 두 지역의 사태에 대해 자유롭고 차분한 토론이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카르타 국제 영화제는 세계 35개국에서 200개의 영화가 출품된 가운데 오는 12월 8~17일에 자카르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동티모르는 1975년 11월 28일 포르투갈로부터 독립을 선언했으나 곧바로 인도네시아에 합병됐다가 유엔 감시하의 국민투표로 2002년 공식적으로 독립한 국가다.

인도네시아 아체주는 1976년부터 30년간 독립을 주장해온 자유아체운동(GAM)과 정부군 사이에 내전이 벌어져 1만5천명이 희생됐으며 작년 8월 15일 GAM이 독립을 포기하는 대신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치를 허용하기로 헬싱키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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