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20부작 드라마 '연인'(극본 김은숙, 연출 신우철)의 이서진(33)이 '시청자의 연인'이 됐다.
6일 9회가 방송되면서 중반으로 접어든 '연인'은 이서진, 김정은, 김규리의 아슬아슬한 삼각관계가 정점으로 치달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이 삼각관계의 키를 쥐고 있는 이서진의 속내를 차마 표현하지 못하는 애절하면서도 간절한 눈빛 연기가 인기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이날 방송 직후 '연인'의 홈페이지 게시판은 이서진 때문에 난리가 났다. '한마디로 표정, 목소리, 눈빛 연기, 절제된 표현, 모든 면에서 당신은 진정한 최고의 배우였어요.'(채은주), '이서진… 이젠 최고의 배우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네요 완전~~!!!'(조해란), '이서진 씨의 흡입력 있는 연기 감탄!'(김영례) 등 온통 이서진에게 홀딱 반했다는 내용들이다.
극 초반만 해도 이서진은 '연인'의 원작인 영화 '약속'의 남자 주인공 박신양에 비해 카리스마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불우하게 자란 과묵하고 강단 있는 조직폭력배 보스 강재 역에 이서진은 역부족이라는 소리도 나왔다.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듯도 했다.
그러나 회가 거듭되면서 이서진은 강재를 누구도 아닌 자신의 캐릭터로 만들어나가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초반의 평가를 재고하게 만들었다. 김은숙 작가의 가슴을 파고드는 대사와 상대 역인 김정은의 안정적인 연기가 뒷받침되면서 이서진의 강재는 그 자체로 또하나의 매력적인 캐릭터로 탄생했다. 그 결과 캐스팅 과정에서는 김정은의 인기에 가렸던 그가 현재는 더욱 화제와 인기를 모으게 됐다.
'연인'에서의 이서진의 연기는 역시 인기를 끌었던 '불새'나 '다모'에서의 연기와는 또다른 접점에 놓여 있다. 그럴 만한 위치에 있으면서도 어떤 야망에 사로잡히지도 않고 그렇다고 권력을 휘두르려고도 하지 않는 강재의 모습은 조폭 보스이지만 오히려 더 살갑게 다가오고 있다. 그러기에 그가 미주(김정은)와 유진(김규리)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 역시 다분히 인간적인 것.
6일 방송분 마지막 장면에서 강재가 곁을 지나쳐가려는 미주의 팔을 잡고 "아닙니다. 오늘은 아닙니다. 유진이 보러 온 거 아닙니다"라고 쥐어짜듯 내뱉는 대사의 울림이 클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태생부터 아픔을 간직한 탓에 살아오면서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강재, 그런 강재를 그리는 이서진의 절제된 연기가 빛을 발한 것.
'방송 본 후 강재라는 남자 때문에 가슴이 다 쿵쾅거리더군요. 드라마를 보는 내내 미주와 강재의 사랑 때문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오랜만에 가슴 설레고 정말 기대되는 드라마를 보게 되네요. 정말 이서진 씨 눈빛 연기 잊혀지질 않네요'(임정민)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에 따르면 이날 '연인'의 시청률은 전주 5회에 이어 15.2%를 기록했다. 반면 한동안 20%대를 유지하던 경쟁작 KBS 2TV '황진이'는 19.9%를 기록하며 19%대로 하락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강재 신드롬'이 펼쳐지며 '연인'의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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