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실종 한인 결국 주검으로 발견

미국 오하이오주 산간지대에서 실종됐던 한인 가족 중 부인과 두 딸은 9일만에 극적으로 구조됐으나 앞서 구조를 요청하러 떠났던 남편 제임스 김(35)씨는 12일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CNN 등이 6일 보도했다. 이번 사건이 미국 언론을 통해 전세계로 알려지면서 김씨에 무사귀환에 많은 관심이 쏠렸으나 결국 비극으로 종결됐다.

샌프란시스코에 살면서 전자제품 전문 인터넷웹진의 편집장을 맡고 있던 김씨는 지난달 17일 부인 캐티(30)와 두 딸과 함께 여행을 떠나 25일 포틀랜드에서 친구를 만난 뒤 골든비치로 가다가 험준한 산악도로로 길을 잘못 들어 폭설에 갇혔다. 사흘 뒤 김씨 가족의 실종 사실이 신고돼 본격적인 수색작업이 펼쳐졌다. 그 사이 이들은 과자와 열매 등으로 연명했고 휘발유가 떨어져 난방이 안되자 자동차 타이어를 태워 추위를 견뎠다.

일주일이 지난 2일 아침 김씨는 구조를 요청하겠다며 길을 나섰으나 돌아오지 않았고 나머지 가족들은 이틀을 더 견디다 4일 오후 구조 헬기에 발견됐다. 발견 당시 캐티만 발가락에 동상을 입고 두 딸은 매우 건강한 상태여서 언론들은 ‘기적의 생환’이라며 침착하게 위기를 버텨낸 지혜를 칭찬했다. 이후 수색팀은 김씨 수색에 나서 5일 그의 옷가지와 지도 등을 발견했으나 안타깝게도 김씨는 6일 숨진 채로 발견됐다.

미국 언론들의 집중 보도로 이번 사건이 알려진 뒤 김씨의 친구가 개설한 웹사이트에는 김씨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전세계 네티즌 수천명의 글이 답지했었다. 김씨의 유족들은 성명을 통해 “사망 소식에 깊은 슬픔에 빠졌지만 모든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드린다”며 “생면부지의 이방인을 위해 위험을 감수한 여러분들이 진정한 영웅”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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