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가자, 북부로” 동북아 ‘교육특구’로 뜬다
각종 규제에 묶여 개발이 제한되면서 대학 불모지로 꼽힐 만큼 교육여건이 열악했던 경기 북부지역에 주한미군 공여지 반환 등 개발 호재에 힘입어 4년제 종합대학들이 잇따라 캠퍼스 설립을 추진, 새로운 교육메카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재 이화여대와 광운대, 한서대, 서울산업대 등 4개 대학이 해당 지자체와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서울대와 상명대, 중앙예술대, 명지대, 삼육대 등 5개 대학이 경기 북부지역에 대학을 이전 또는 캠퍼스를 신설하고자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로는 파주에 서울대·이대 등 2개교, 의정부에 광운대, 포천에 한서대, 남양주에 삼육대·중앙예술대·상명대 등 3개교, 동두천에 명지대, 연천에 서울산업대 등이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0월11일 이화여대가 파주시 월롱면 일대 캠프 에드워드 부지 30만평에 교육·연구 복합단지를 2010년까지 건립키로 하고 파주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한데 이어 명문 서울대가 파주에 캠퍼스 이전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지난달 12일 이장무 총장과 파주시장, 이재창 의원이 영어중심의 국제캠퍼스 건립키로 잠정 합의했다.
서울대 김형준 실장은 “교통여건 등이 좋아 파주를 캠퍼스 건립의 유력한 후보지로 생각하고 있다”며 “여러 지자체가 유치제안을 해 온 만큼 조건들을 비교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일에는 광운대학이 IT특화 종합대학 및 산학클러스터 조성을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를 의정부시와 체결, 의정부시 산곡동 일대 주한미군 반환공여지 주변 20만평 부지에 제2캠퍼스를 설립키로 하고 오는 2012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할 계획이며 2014년에 캠퍼스를 이전키로 했다.
이를 위해 광운대는 최근 의정부 시장을 면담하는 등 강력한 설립의지를 밝혔으며 의정부캠퍼스 설립을 전제로 캠퍼스광역추진위원회 회의도 가졌다.
의정부시 역시 예정부지인 공원녹지지역에 대한 학교부지 변경 등의 지원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져 설립 추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광운대 관계자는 “본교가 서울에 있어 제2캠퍼스 설립 예정부지는 거리상 가까운 의정부지역이 최적지로 생각, 전자정보대학 이전 등을 추진위 검토를 거쳐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시 관계자도 “광운대학의 제2캠퍼스 부지를 위해 공원녹지인 예정부지를 학교부지로 변경하는 등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상명대도 남양주시 호평동 천마산군립공원 일대 22만평부지에 정보통신, 컴퓨터, 디지털예술과학, 인터넷경영과학 등 CT분야 10개 학과에 6천720명 규모로 구성된 제3캠퍼스 설립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평동 주민과 도·시의원 10여명은 지난 9월 대학교 및 외고 남양주 유치위원회를 발족하고 상명대의 제3캠퍼스 유치에 적극 나서기로 해 캠퍼스 설립 전망이 밝아졌다.
상명대 관계자는 “공원내 사유지 조정과 자연공원법 저촉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개교가 늦어질 수도 있다”며 “장기적으로 캠퍼스 설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 서산의 한서대도 지난달 8일 포천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소흘읍 송우리, 신북면 심곡리, 영북면 문암리 등 3곳을 놓고 학교 이전을 검토 중이다. 항공운항학과, 헬리콥터학과, 관광(스튜어디스)학과, 항공정비학과 등 4개 학과(정원 각 50명)가 이전하게 될 전망이며, 2008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뽑는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설정했다.
포천시도 “지역 내 군용 비행장을 교육용으로 연결시켜 주는 방안을 국방부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혀, 유치에 적극적이다.
서울산업대는 지난 2004년 6월9일 연천군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연천군 전곡읍·통현리 일대에 30만평 규모의 제2캠퍼스 조성을 추진 중이다.
대학과 연천군이 9개월간 공동 조사를 벌여 올해 초 ‘타당하다’는 결론을 얻어 속도가 빨라졌으며 1단계(2008~2014년)에 4개 학과, 2단계(2020년까지)에는 20개 학과를 유치한다는 구상도 나왔다.
이 같은 종합대학의 북부지역 설립 러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기북부지역의 경우 주한미군 반환공여지 특별법과 군사시설 보호법 완화 등 개발 호재가 잇따르고 있고 수도권과도 접근성이 좋아 대학들의 유치를 돕고 있다”며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설립 의지도 한몫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앙예술대학은 남양주시 진전읍 팔여리 일원 8만8천평에 이공계 및 첨단분야 10개 학과 대학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 2005년 12월 부지 매입을 완료한 상태다. 명지대도 동두천시 보산동 등 경기 북부지역의 미군 공여지 등을 답사하고 있다.
이밖에 삼육대학도 남양주 호평동 일원 7만7천평에 IT계열 및 보건·신학 등 6개학과 규모의 대학을 설립하기 위해 검토 중에 있다. 두원공대는 오는 2008년 개교를 목표로 파주시 파주읍 봉암리 일원 2만6천600여평에 총 사업비 429억원을 투입, 파주캠퍼스 신축공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고양·파주·의정부 등 10개 시·군으로 구성된 경기 북부의 인구는 274만명이지만 현재 4년제 대학은 한국항공대(고양), 대진대 및 포천중문의대(포천), 한북대(동두천) 등 4개가 전부인 실정이다.
경기도 제2청 관계자는 “수도권과 접근성이 좋아 10여개 대학과 캠퍼스 이전을 위한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며 “대학 캠퍼스 유치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최용진기자 comnet7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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