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니치와, 와타시와 송승헌데스.(안녕하세요,송승헌입니다)”
12일 오후 5시 일본 도쿄 다이바에 위치한 후지TV 사옥 22층 스튜디오에서는 '핫 판타지 오다이바' 행사가 열렸다.
'핫 판타지 오다이바'는 후지TV가 겨울방학 기간 동안 가족 단위 애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하는 행사로 이날의 인터뷰는 2월까지 진행되는 일정 중 하나다. 지난해에는 권상우가 초대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후지TV가 홈페이지 응모를 통해 초청한 100명과 송승헌의 팬클럽 'HONEY LANG' 회원 250명 등 총 350명이 추첨으로 초대됐으며 테레비 아사히, 일본 테레비, KNTV 등 218개 매체 361명의 취재진이 참석했다.
일본말로 첫 인사
행사는 과거 드라마 출연 장면, 군대 생활 등 송승헌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동영상 상영으로 시작됐다. 영상이 나가는 중단 중간 팬들은 탄성을 지으며 감상했다.
후지TV 아나운서인 사사키 쿄코의 소개로 무대에 선 송승헌이 일본어로 첫 인사를 건네자 팬들은 환호했다. 일본어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송승헌은 "일본어를 잘 하진 못하고, 오는 동안 많이 연습했는데도 틀렸다.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 한·일 합작 등의 기회 등을 통해 일본 배우들과도 공동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첫 방문 소감을 묻자 송승헌은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했는데 많은 분들이 환영해 주셔서 기쁘다. 한 시간이면 올 수 있는 거리인데 이렇게 오래 걸린 게 개인적으로 아쉽고 일본에 계신 팬들께 죄송하다. 이렇게 얼굴을 뵙게 되니 너무나 반갑다"고 답했다.
일본에 대한 첫인상에 대해서는 "비가 와서 그런지 더욱 더 깨끗한 것 같다. 오기 전에 지인들로부터 도시가 깨끗하고 일본에 계신 분들이 친절하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또 음식이 맛있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좀 비싸다고 들었다"고 밝히자 팬들은 '비싸다'는 대목에서 웃음을 지었다.
"군대 2년은 팬들의 사랑 깨닫는 시간"
송승헌은 인기 절정의 순간이자 드라마 '슬픈 연가'의 출연이 결정된 순간 병역 비리 문제로 입대했다. 2년의 군 생활, 그에게는 어떤 의미였을까.
"군대 생활 마치고 나서 많은 변화가 있었겠지만, 작은 것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군대라는 조직의 특성상 개인의 자유가 통제됐는데, 사회에서 뭐든지 할 수 있었던 내 자신이 그리웠고 팬들이 보내주셨던 사랑이 굉장히 소중하단 걸 깨닫는 시간이었다. 군대에 있는 동안 큰 관심과 사랑 보여주신 일본 팬들께 일본에 오겠다고 약속했었는데 후지TV에서 초청해 주셔서 올해가 가기 전에 뵙게 돼 기쁘다."
2년 간의 군대 생활이 향후 연기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군대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남자들이 다 모여있는 곳이다. 처음에는 나를 배우로 봤지만 시간이 좀 지나니까 함께 어울리게 됐다. 연기자로 보지 않고 동료로서 뜨거운 여름과 추운 겨울을 함께 지냈다. 정말 전우애가 뭔지 알게 된 것 같고,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군대를 갔다 와야 한다'는 말의 의미도 알게 됐다. 힘든 시간, 고통스런 시간도 있었지만 2년이 아니라 20년, 200년으로 남을 수 있는 소중한 기억을 얻었기 때문에 연기를 함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부드러운 남자, 잊어주세요"
가장 인상에 남는 출연작은 묻자 송승헌은 "출연했던 모든 작품이 내게 소중하다. 대중의 사랑을 받았든 외면을 받았든 내게는 귀중하지만, 굳이 고르라고 하면 '가을 동화' '여름 향기'가 마음에 남는다"고 답했다.
이어 "기존에는 주로 부드러운 이미지의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는데 다양한 캐릭터 도전해 보고 싶다. 연기자가 한 가지 색깔로 굳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부드러운 이미지였다면, 앞으로는 남성적이고 선이 굵은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존의 이미지를 모두 버릴 것인지 팬들이 염려하자 "사람이 살아가면서 사랑은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부드러운 이미지에 남성적인 성격이 가미된 형사 역할도 해보고 싶고 연륜이 더 쌓인다면 악역 연기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차기 출연작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오랜만에 다시 뵙는 것이니 만큼 서두르지 않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특별하게 출연작을 결정하기보다는 사회 적응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송승헌은 "팬들의 사랑이 있어 이 자리에 다시 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팬들의 큰 사랑에 보답하는 방법은 (연기자니까) 큰 감동을 주는 연기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좋은 연기 보여드리겠다"는 말을 끝으로 후지TV에서의 아쉽고도 짧은 만남을 마감했다.
6100명 운집에 출국 공항 변경돼
송승헌은 팬들과의 2박3일간의 만남을 가진 뒤 14일 오후 7시30분 하네다 공항을 통해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나리타로 변경됐다.
송승헌의 소속사인 엠넷미디어 측에 따르면, 12일 오전 300명의 사설 경호원이 출동한 가운데 6100명(도쿄 경시청 잠정 집계)의 팬들이 몰린 것을 경험한 경시청이 송승헌과 팬들의 안전을 고려해 출국 장소 변경을 요청했기 때문.
잠정 집계된 6100명은 한류스타 '욘사마' 배용준이 하네다 공항을 통해 일본을 방문할 때 환영나왔던 3500명을 훨씬 넘어서는 수치로 한류스타 사상 최대 규모다.
이제 막 일본에 첫발을 내딛은 송승헌에 대한 이같은 열렬한 환영은 향후 일본 내 활동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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