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대중문화> ④가요

올해 가요계는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백지영의 '사랑 안해'를 시작으로 발라드곡이 대거 쏟아졌고 손호영, 김태우, 전진, 오종혁, 간미연, 브라이언 등 그룹 출신 솔로 가수들이 연중 무대를 누볐다. 또 10~11월 비, 세븐, 동방신기, 신승훈, 이승철, 김장훈, 성시경 등 톱 가수 수십 팀이 한꺼번에 음반을 발표해 별들의 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5월 비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됐고, 탈북자 출신 그룹 달래음악단이 등장했다. CJ㈜와 SK텔레콤이 수백억 단위의 자본을 투입해 콘텐츠 확충에 나서면서 대중음악계 양대 큰손 구도를 형성했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와 이동통신회사가 모바일 음원수익 분배 비율을 놓고 치열한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CD가 아닌, 디지털 싱글로 신곡을 발표하는 형태의 디지털 음악시장이 자리잡았다.

◇발라드…발라드 또, 발라드

히트곡은 모두 발라드곡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각종 온라인과 모바일 차트 정상은 내내 발라드 넘버들이 자리를 지켰다. 최고 히트곡인 백지영의 '사랑 안해'를 필두로 SG워너비의 '내 사람', 플라이투더스카이의 '남자답게', 버즈의 '남자를 몰라', 바이브의 '그 남자 그 여자', 이수영의 '그레이스', 씨야의 '여인의 향기', 김종국의 '편지', 성시경의 '거리에서', 이승철의 '소리쳐', 이루의 '까만안경'까지 줄줄이다.

그룹 출신 솔로 가수들도 대거 발라드로 승부수를 띄웠다. 손호영의 '운다', 김태우의 '하고 싶은 말', 간미연의 '옛날 여자', 오종혁의 '죽을 만큼', 전진의 '사랑이 오지 않아요', 브라이언의 '가지마' 역시 감성적인 멜로디로 가슴을 자극했다. 심지어 R&B 댄스 가수인 세븐도 4집에서 발라드곡 '라라라'를 타이틀로 내세웠다.

◇그룹에서 솔로로 홀로 서기

그룹 god의 손호영과 김태우, 신화의 전진, 클릭B의 오종혁, 베이비복스의 간미연, 슈가의 아유미, 쥬얼리의 박정아, 플라이투더스카의 브라이언 등 그룹 출신이 솔로 음반을 발표하고 홀로 서기를 했다. 이들은 그룹의 해체 또는 팀 멤버들의 '따로 또 같이 활동'이 트렌드를 이루며 등장했다.

대부분 그룹 때와는 다른 음악 색깔로 변신을 꾀했다. 댄스그룹 출신인 박정아는 록 스타일의 노래를, 팀에서 보컬이 아닌 주로 랩을 담당했던 전진과 손호영은 발라드곡으로 가창력 시험대에 올랐다. 쥬얼리의 서인영도 내년 솔로를 준비 중이다.

◇아시아 넘어 팝의 본고장 미국으로

지난해 일본, 중국, 대만, 태국 등 아시아권을 누빈 K-POP 가수들이 올해는 미국 진출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2월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가든 시어터에서 아시아 가수 최초로 단독 공연을 펼쳐 뉴욕타임스, 뉴욕데일리뉴스 등 현지 언론을 장식한 비는 이달 미국 라스케이거스 공연을 마련하며 내년 가을 미국 데뷔에 앞서 전초전을 벌이고 있다.

또 세븐이 토니 블랙스턴, TLC 등의 음반을 제작한 벨러스트 엔터프라이즈 대표 마크 슈멜, 2004년 비욘세 놀즈의 '크레이지 인 러브'로 그래미어워즈 프로듀서상을 수상한 리치 해리슨과 손잡고 내년 봄 선보일 미국 데뷔 싱글을 준비 중이다. 또 레게듀오 스토니 스컹크의 스컬도 머라이어 캐리의 오빠 모건 캐리와 손잡고 솔로로 미국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도 임정희가 11월부터 미국 뉴욕에 체류하며 프로듀서 박진영과 함께 현지에서 내년 발표할 음반 녹음을 하고 있다.

◇끊이지 않은 표절 시비

상반기 이효리의 2집 타이틀곡 '겟 차'가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두 섬싱'과 유사하다는 표절 시비가 일었다. '두 섬싱'의 국내 저작권을 관리하는 유니버설 퍼블리싱 코리아는 '겟 차' 음원을 '두 섬싱'의 원 저작권자와 판권 계약을 한 오리지널 퍼블리싱 회사인 스웨덴의 '뮬린 송스' 측에 MP3 파일로 보내는 등 한동안 진통을 겪었다.

또 MC몽이 린과 함께 부른 1집 히트곡 '너에게 쓰는 편지'의 후렴구 8소절이 모던 록그룹 더더가 부른 노래 '이츠 유'를 표절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이밖에도 이효리의 '깊이'가 시아라의 '1,2 스텝', 이승기의 '가면'이 마룬5의 '디스 러브', 이승철의 '소리쳐'가 가레스 게이츠의 '리슨 투 마이 하트'와 닮았다며 네티즌의 입방아에 올랐다. 일련의 표절 시비는 국내 작곡자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연제협-이통사 음원 수익률 협상

300여 개 음반제작사가 속한 한국연예제작자협회는 "모바일 음원수익 분배 비율을 올려달라"며 SKT, LGT, KTF 등 이동통신회사와 릴레이 협상을 벌였으나 여전히 결론은 나지 않았다. 연제협은 음반시장이 침체된 상항에서 이통사와 음원 수익률 배분의 재조정이 없다면 대중음악계가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 음원 공급 중단도 불사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통화연결음, 벨소리 등의 모바일 음원은 이통사가 서비스 시스템 구축 및 운영 등을, CP가 콘텐츠 제작 및 컨버팅 등을, 인접권자가 원천 콘텐츠 제작 및 공급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따른 수익은 이통사 8.6%~32.55%, CP 18.95~25.45%, 음원권자 38.5%(인접권자 25% 포함)의 비율로 배분되고 있다. 연제협의 한 관계자는 "지금도 계속 협상이 진행중이며 내년엔 수익구조가 개선되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테러…협박…사건사고

하반기 가요계엔 테러 경보가 울렸다. 동방신기의 유노윤호가 방송 녹화 중 한 여성이 전달한 본드가 든 음료수를 마시고 병원에 입원해 충격을 줬다. 또 이승철 등 몇몇 연예인들에게 히로뽕이 든 소포가 배달되는 협박 사건도 발생해 연예인들의 신변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일었다.

또 SBS TV '생방송 인기가요' 도중 여성그룹 씨야의 백댄서가 무대 위에 쓰러져 30초간 방치되는 과정이 방송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타계한 별들…돌아온 스타들

원로 가수들의 타계 소식도 들렸다. '홍도야 우지 마라'의 가수 김영춘 씨가 2월22일 향년 88세의 나이에 숙환으로 별세했다. 또 '사랑해' '꽃반지 끼고' 등으로 70년대 사랑받은 통기타 혼성듀오 '라나 에 로스포'의 남성보컬 한민 씨도 8월6일 향년 64세의 나이에 뇌출혈로 세상을 떴다. '나는 열일곱살이예요'를 부른 원로가수 신카나리아 씨 역시 11월24일 경기도 안산의 자택에서 향년 94세에 숙환으로 생과 이별했고 김상국 씨도 10월15일 향년 72세로 유명을 달리했다.

'한국 록의 살아 있는 전설' 신중현은 은퇴를 선언하고 마지막 전국 투어 공연에 나섰다. 7월 인천 공연으로 시작해 17일 서울 잠실체육관을 끝으로 은퇴 투어의 대미를 장식한다.

반면 80~90년대 스타들의 반가운 복귀 소식도 있었다. 80년대 스타인 '바람아 멈추어다오'의 이지연, '사랑은 유리 같은 것'의 원준희가 콘서트 '추억의 동창회:프렌즈 80'을 통해 공백 17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 30~40대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또 90년대 '청순미의 대명사'로 꼽혔던 '노노노노노'의 가수 하수빈이 10월 음반제작사 '라 스텔라'를 설립한 데 이어 내년 2월 신보를 내고 14년 만에 가수로 복귀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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