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처녀 ‘미자’ 연하남 꼬시기 대작전
인기 시트콤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방송 콘텐츠의 영화화 가능성 때문에 이 첫 시도는 방송가와 영화계 모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막을 내린 KBS 2TV 인기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감독 김석윤·제작 청년필름 싸이더스FNH)가 영화로 재탄생했다. 영화의 감독은 시트콤 PD가 맡았고 예지원·지현우·김영옥·김혜옥·임현식·우현 등 주요 배역들이 그대로 등장한다.
시트콤은 30대 노처녀 3명과 할머니 3명, 그리고 연하남인 지 PD를 내세우면서 캐릭터 인지에 성공했고 세대를 아우르는 독특한 시각으로 결혼과 연애에 접근, 마니아층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1년동안 방송됐던 시트콤을 110여분 영화로 재가공하는 게 가장 버거웠을 것이라는 건 충분히 짐작되는 일. 김석윤 감독은 32살 노처녀 미자(예지원 분)의 이야기로 압축했다. 미자와 지 PD의 연애담 사이에 세 할머니들이 젊은이들 못잖은 감각적인 코믹 연기를 선사하고 임현식과 우현은 웃음을 주는 한편 진중히 자리를 지킨다.
편집의 엉성함이 다소 거슬리긴 하지만 웃음의 포인트와 웃음의 한계효용 가치를 아는 감독의 요리 솜씨와 이미 캐릭터를 체득해놓은 능수능란한 배우들의 연기로 이 영화는 캐릭터가 생생히 살아 있는, 대중 취향의 코믹 상업영화로 손색없다.
32살 노처녀 미자. 미자는 세 할머니와 아버지, 외삼촌 등과 함께 살고 있다. 매사에 큰소리 뻥뻥 치는 큰할머니, 사랑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한 소심한 작은할머니, 공주병 증세가 있는 막내할머니와 딸 시집보내는 게 소원인 아버지, 어머니의 자리를 대신해 살림을 도맡아 하는 외삼촌.
미자는 방송국 성우지만 일도 사랑도 실수투성이다. 키스를 해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에 가물거릴만큼 연애와도 담쌓고 산다. 그런 미자 앞에 싸가지 없는 지 PD가 나타난다. 지 PD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미자를 구박하지만 미자는 그런 지 PD에게 꽂힌다.
세 할머니에게도 나름대로의 사건이 벌어진다. 소심한 작은할머니가 표구사 할아버지에게 연정을 품게 된 것. 큰할머니가 동생을 위해 연애 코치를 자처하고 나서면서 크고 작은 소동들이 일어난다. 기본적으로 코믹 영화지만 사람들의 부조리한 선입견에 대해 촌철살인 격의 일침을 가하는 게 찡한 감동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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