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 "남편한테 사랑받는 역 맡고 싶어"

"남편한테 사랑받는 역할 해보고 싶어요."

지난해 가을 KBS 2TV 드라마 '장밋빛 인생'에서 남편의 외도를 목격하는 맹순 역으로 시청자의 눈물을 쏙 뺀 탤런트 최진실이 MBC 새 일일연속극 '나쁜여자 착한여자'의 주연 세영 역으로 돌아온다.

이번에도 남편으로부터 배신당하는 복 없는 주부 역할. 두 드라마에서 연이어 다른 여자에게 사랑을 빼앗긴 최진실은 19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나쁜여자 착한여자' 제작발표회에서 극중 남편 건우(이재룡)를 차지하는 서경 역의 성현아에게 '질시'의 눈길을 보냈다.

"성현아 씨는 제 남편뿐 아니라 자기 남편에게도 사랑받는 역이라 부럽더라고요(웃음). 지난 번과 이번 드라마 모두 남편의 불륜을 알게 된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은 달라요. 시댁의 사랑을 받는 세영은 시댁 식구에게조차도 눈엣가시였던 맹순이와는 비교가 되죠. 성격도 씩씩하고 긍정적이라 ('장밋빛인생'에서와는) 다른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거예요."

남편의 '두번째 여자' 역을 연이어 맡는 셈이 되지만 최진실은 대본을 읽자마자 이 드라마에 꼭 출연하고 싶은 욕심이 났다고 털어놨다.

데뷔한 지 20년이 다 되지만 최진실이 일일극에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0회 분량으로 전개되는 '나쁜여자 착한여자'는 베테랑 최진실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다.

"워낙 분량이 많고 빨리 촬영해야 하다 보니 제가 제대로 연기했는지 의심이 들어도 다시 찍을 수가 없어요. '일일드라마는 원래 이렇게 찍는 거냐'고 이재룡 씨에게 묻기도 했죠(웃음)."

일일연속극을 마라톤에 빗댄 최진실은 시청률이 높게 나오지 않으면 힘이 빠질 것 같다는 걱정도 했다.

드라마가 방송되는 내년이면 39세가 되는 그는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스스로를 '원로'라 칭하기도 했지만 극 중 세영의 나이인 31세 못지않은 젊음을 과시했다.

"전에는 조명 없어도 화면에 예쁘게 나왔는데 이제는 피부가 전 같지 않아요. 조명 하나라도 더 대 달라고 감독님한테 애교 부린다니까요(웃음)."

30대 중반을 넘긴 연기자들의 활약을 보면서는 달리기 출발선에 서 있을 때와 같은 긴장감을 느낀다고 했다.

"초등학교 때 앞 친구가 잘 달리는 모습을 보면 떨리잖아요. 고현정, 채시라 씨 같은 연기자를 보면 '나도 저렇게 잘 뛰어야 하는데' 싶죠. 하지만 막상 '땅' 소리가 나고 출발하면 마음이 편하죠. 30대로서 그동안 살아온 시간이나 경험을 잘 표현해내고 싶습니다."

남편이 6년 동안 외도해온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주부의 이야기를 그리는 '나쁜여자 착한여자'는 새해 첫날 처음 방송되며 최진실, 이재룡, 성현아, 전노민이 출연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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