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감 결과에 대한 소회

도민들의 관심 속에 진행된 창작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 특감이 지난 19일 완료됐다. 그러나 그동안 제기됐던 작품선정 의혹, 역사적 사실 시비, 예산 낭비 등과 관련해 특별한 문제점들이 없다는 결론이 내려져 ‘요란한 잔칫집에 먹을 게 없다’는 속담대로 소리 소문 없이 끝났다.

백승대 도의원은 이날 특별감사반원을 대신해 발표한 자료를 통해 “공연 전반에 대한 특검 결과 제기된 의혹에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었고, 다만 올 12월 공연계획 취소, 작품 수정 보완, 후속 공연 준비 등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이와 함께 “뮤지컬대상 수상 성과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공연 성과와 도민들의 기대를 반영, 지속적인 보완과 홍보 마케팅을 통한 도의 대표 문화브랜드로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15일 도의회에서 최용길 의원의 특혜의혹 제기로 불거진 이번 특감은 그동안 도내 공연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어왔는데도 정작 특감 결과 발표를 접한 첫 감흥은 씁쓸함을 넘어 허탈감마저 느끼게 한다.

공연예술계의 창작의지가 꺾이지나 않을까 걱정했던 게 기우였다는데 안도감을 갖지만 처음 특감을 접하며 제기됐던 문제들, 이를테면 모 극단 대표의 개인적 감정으로 촉발된 특감과 진행과정상 불협화음 등 이번 특감이 과연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특감이었는지 묻고 싶다.

이제는 공연예술계도 자신의 작품은 무엇이든 좋은 것이고 다른 사람의 작품은 문제가 많으니 이를 뒤짚어 보아야 한다는 아집을 버려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일례로 이번 특감이 이뤄지기까지 주역(?)을 담당했던 공연계 특정 인사가 무대에 올린 뮤지컬 ‘정조대왕’은 수원시와 경기문화재단으로부터 1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지원받았는데도 정체성도 찾아보기 힘들고 관객들로부터 외면받았다. 아직 예산을 지원해준 곳에 결산서조차 제출하지 않는등 문제점이 수두룩하다. 아마도 자신의 생색내기용이나 자기과시형이 아니었나 묻고 싶다. 자신의 허물은 문제가 아니고 남의 것은 문제가 된다는 발상을 이젠 버려야 하지 않을까.

특감은 끝났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상처는 너무도 크다. 상처를 치유하고 특검반이 제시한 문제점들을 개선, 창작문화가 더욱 활성화되는 계기로 삼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특감을 계기로 공연계가 창작열기에 더욱 힘을 내라고 격려해 주고 싶다.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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