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증설여부 폭풍전야

하이닉스반도체 증설여부가 코 앞에 닥치면서 이천 시민사회가 마치 폭풍전야처럼 숙연하고 결연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사실상 불가 입장을 밝히고 하이닉스반도체가 증설되지 않을 경우, 중국으로의 이전 입장을 표명하면서 이천 시민 및 단체들은 결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규제철폐 범시민대책위원회(향토협의회)와 새마을이천지회, 예총 이천지회 등 각 시민단체들은 “이제 모든 시민들이 나서야 할 때”라며 하이닉스반도체의 중국 이전을 막기 위해 어떠한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조병돈 이천시장은 많은 시정현안들을 뒤로 한 채 하이닉스반도체 문제에 매달려 김문수 지사와 숙의를 거듭하고 건교부와 환경부를 찾아다니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14조원에 가까운 투자와 6천여명의 고용창출 인센티브가 걸려 있는 하이닉스반도체 증설문제가 수도권 환경오염과 국가균형발전이란 명분에 밀려 중국으로 선회하는 현실에 이천 시민들은 아연실색하고 있다. 김 지사마저 “그나마 청주로라도 가면 다행”이란 자조적인 넋두리를 했다고 한다. 하이닉스반도체 중국 이전이 임박했음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천 시민들은 “환경과 경제의 엇갈린 명분 찾기보다는 국익차원에서 현명한 판단이 아쉬운 때”라고 주장한다. “모든 시민들이 국도와 고속도로 등에 누워서라도 우리의 의지를 정부에 알려야 한다”는 등의 격한 투쟁방안들이 시민단체에서 나오고 지도층 인사들은 “직을 걸고서라도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엊그제 우연한 자리에서 만난 조 시장 부인의 “제가 머리라도 깎고 하이닉스반도체를 증설해 달라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안될까요?”라는 말과 그 애처로운 눈빛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김태철 kimtc@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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