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토박이 ‘육봉달’ 박휘순

개그 날개단 순·수·청·년

여자들은 그렇다. 착한 몸매의 꽃미남보다 개그콘서트 육봉달 박휘순(31)의 페이스에 아저씨 바디라도 자신의 일에 푹빠져 땀흘리는 모습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랜 백수기간을 거쳐 날개를 달고 개그콘서트를 날아다니는 박휘순의 일에 대한 열정이 알면 알수록 진국이다. 방송에서 주로 아저씨 컨셉으로 출연하는 박휘순. 실물이 훨씬 젊고 탱탱하다. 본래 목소리도 순수 총각 보이스로 살짝 높은 톤을 유지한다.

프로그램에서 빨간 내복을 입고 드러난 뽈록나온 둥근 배 실루엣이 에러라면 살짝 에러지만, 개그맨 활동 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인간 박휘순 속내는 에러가 없다. 자신은 평민이 아니라는 연예인들의 잘난척도 없고, 과다하게 쇄도하는 인터뷰 요청에도 귀찮은 내색 하나 없다.

송정초등학교, 곡선중학교, 영생고교 등을 거쳐 수원에 있는 동남보건대학을 졸업한 완벽 수원 토박이인 그는 현재도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수성고교 인근에 살고 있다. 수원의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다는 박휘순, 수원의 자랑인 화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발표되기도 전부터 친구들과 어울려 놀던 아지트였다. 연봉 300만원의 백수시절에는 할아버지들과 할머니들이 가득한 수원 장안공원에 자주 출몰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스물여덟이 넘도록 개그맨이 되기 위해 대학로나 개그맨 동아리 등을 전전하며 열심히 뛰긴 했지만 돌아온 것은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야하는 현실과 자책, 진짜 개그맨이 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들이었다.

KBS 공채 개그맨이 되던 지난 2005년, 그는 합격증을 받아들고 인근 쓰레기장에서 오랜 눈물을 흘릴 만큼 감격에 겨워했다. 같은해 백수탈출, 자아성취, 꿈을 한방에 이룬 박휘순은 “그간 마음 고생하신 부모님께 출연료를 통째로 드리는 효자가 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지금은 그의 개그를 통해 힘들었던 시절을 엿볼 수 있다. 유행어 “맨손으로 북경오리를 때려잡고 떡볶이를 철근같이 씹어먹으며 달리는 마을버스 2-1에서 뛰어내린 육봉달”은 “버스 2-1이 정말로 수원 영통과 화서역을 오가는 수원버스”란 설명과 함께 “취미가 시내버스 타기였다”고 말한다.

장가갈 나이라고 볼 수 있는 나이 서른하나지만 아직 그는 결혼생각이 없다. 이제 날기 시작해 아직 분이 덜 풀린 모양이다. 그래도 좋아하는 여자연예인을 꼽으라면 트롯트 가수 장윤정을 꼽는다. 수원 영신여고를 나온 장윤정과 지난해 함께 뮤직비디오를 찍으면서 호감을 느낀 모양이다.

박휘순은 KBS 20기 공채 개그맨으로 영화 ‘삼거리극장’, ‘선생 공필두’, ‘무림여대생’, ‘미녀는 괴로워’ 등에 출연했고 현재 ‘개그콘서트’, ‘달려라 테일즈 러너’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패션7080’에서 선보이지 못한 빨간 내복 사진들을 전시할 사진전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강남 코엑스몰에서 열린다니 기대된다.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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