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故事

중국의 위(衛)나라 조정에 미자하라는 신하가 임금의 총애를 받았다. 어느 날 밤 자신의 어머니가 병이 나자 임금의 허락을 받았다고 속여 임금이 타는 수레를 타고 나섰다.

나중에 이를 알게 된 임금은 처벌은커녕 칭찬했다. “효자로다. 어머니를 위하는 마음이 다리 잘리는 형벌까지 잊었도다!”라고 했다. 임금의 수레를 몰래 타는 사람은 다리를 자르는 형벌을 받게 돼 있었던 것이다.

한 번은 궁중 과수원에서 임금과 산책하던 미자하는 가지에서 딴 복숭아를 베어 먹고는 “잘 익었다”면서 임금에게 주었다. 임금은 “과인을 사랑하기가 이렇도다. 자신은 먹지않고 과인에게 쏟는 정성이 이렇게 갸륵할 줄이야!”라고 극찬했다.

세월이 흘러 미자하에 대한 임금의 총애가 시들어진 판에 미자하가 사소한 일로 죄를 졌다. 그러나 임금은 사소한 죄를 크게 추궁했다. “이 자는 언젠가 과인을 속이고 과인의 수레를 탔으며, 자기가 먹던 복숭아를 감히 과인에게 먹인 일이 있도다”라고 꾸짖으면서 중형에 처했다.

제(齊)나라 환공이 궁중 누각에서 신하들과 함께 밤에 주연을 가졌다. 좌중의 흥취가 한창 무르익은 판에 갑자기 세찬 바람이 불어 그만 누각을 밝히던 등촉이 꺼졌다.

좌중이 캄캄해지자 한 신하가 취중에 장난기가 동해 희롱을 걸었다. 환공의 시중을 들고있던 여인이 정비도 아닌 한낱 후궁이었던지라 슬그머니 손목을 잡았다. 그 순간 후궁은 신하의 저고리 옷섶을 재빨리 쥐어 뜯어내고는 환공에게 귀엣말로 속삭였다. “전하! 소첩을 농하는 자가 있어 옷섶을 뜯었사오니 빨리 등촉을 밝히면 누구인지를 아실 것이옵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환공의 말은 의외였다. “자아! 군신이 취했으니 등촉을 밝힐 것 없이 이대로 파하자”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위나라 임금은 동일인의 같은 일을 두고도 말이 달랐다. 제나라 환공은 후궁으로 인해 유능한 신하를 잃고싶지 않았던 것이다. 두 나라 지도자는 대조적이다. 역시 위나라는 쇠약해지고 제나라는 흥했다. 나라 지도자의 길만이 아니다. 사람을 부리는 지위에 있는 지도자의 길 또한 마찬가지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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