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화 '타짜'에서 매혹적인 누드 연기를 선보였던 김혜수(37)가 바람난 유부녀로 돌아왔다.
8일 개봉하는 섹시코미디 영화 '바람피기 좋은 날'에서 10살 연하의 대학생과 바람을 피우는 대담명랑한 유부녀 이슬 역을 맡은 김혜수를 최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바람피기 좋은 날'은 본질적으로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일탈행위를 다룬 영화입니다. 하지만 불륜에 초점을 맞춘다기보다는 외로움을 가진 인간이 애정을 주고받는 행위, 자유롭고 싶어하는 열망을 표현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유부녀들의 바람을 매우 즐겁고 유쾌하게 그린다. 실제상황에서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배우자들의 정신적 고통이나 가정파탄과 같은 어두운 측면은 외면하거나 대폭 생략된다.
"기획 당시에는 그런 것들을 심각하게 표현하려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바꿨다고 들었어요. 그건 선택의 문제였죠. 결국 그런 것들에 짓눌리지 않고 좀더 편안하게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은 느끼고, 아니면 그냥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한 거죠. 제 생각엔 감독님이 줄타기를 잘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바람피기 좋은 날'은 당초 예상과 달리 노출의 수위는 그다지 높지 않지만 대사로 주고받는 성적 표현이 직설적이고 과감해 화제가 되고 있다. 또 김혜수와 이민기, 윤진서와 이종혁이 벌이는 베드신 역시 수위가 높지는 않아도 바람을 피워본 사람이라면 무릎을 탁 칠 만큼 세부 묘사가 충실하고 리얼리티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너무나 자연스럽고 사실적으로 연하남과의 정사신 연기를 선보인 김혜수에게 그 같은 연기가 실제 경험에 기반한 것인지 아니면 상상력의 소산인지를 물어보았다.
"둘 다였던 것 같아요. 상황설정을 보면 상당히 웃기고 코믹스러운 부분이 많은데, 일부러 웃기려고 그런 것은 아니고, 그냥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던 것 같아요. 제 스스로도 자연스럽긴 한데 설정이 너무 기가 막히다는 생각을 했어요(웃음)."
노출수위가 기대보다 낮다고 했더니 "실망하셨나보다"하면서 웃는다.
"코미디였기 때문에 꼭 심한 노출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죠. 만약 영화 자체를 심각한 불륜이나 로맨스로 다뤘다면 더 과감한 노출이 필요했을 수도 있었겠지만요. 근데 왜 그렇게 노출에 대해 관심들을 갖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타짜' 때도 별 것도 아닌 뒷모습과 옆모습 누드를 살짝 보여줬을 뿐인데도 반응이 너무 뜨거워서 살짝 당황했어요. 사실 그 정도의 노출은 이전 출연작인 '얼굴 없는 미녀'에서도 있었거든요. 제게 덧씌워진 엄청나게 섹시한 이미지라든가 노출에 대한 과도한 관심은 언론이 그렇게 만든 것 아닌가요?"
화제를 돌려 최근 돌았던 파혼설 얘기를 꺼내보았다.
"파혼이란 건 약혼을 먼저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약혼을 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파혼을 해요? 전혀 사실무근입니다. 그건 어떤 여성지에서 기사를 그렇게 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그런 문제를 저나 제 매니저한테 확인도 한 번 안 하고 쓸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신경쓰고 싶지도 않아요."
결혼은 언제쯤 할 생각이냐고 하니까 "언젠간 하겠죠? 독신주의자는 아니니까"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인터뷰를 마칠 시간이 돼 "개인적으로 같은 또래라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영화가 잘 되길 바란다"고 말하고 일어서자 김혜수가 "다른 부서에 가지 말고 영화담당 오래 하세요"라며 생긋 웃어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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