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망가진다

지구의 온난화현상으로 생태계가 망가져 간다. 이대로 가면 금세기 말이 못가서 북극의 빙하가 다 녹아 지구의 해수면이 80㎝가량 높아질 거라는 전망이 있다. 남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는 벌써부터 해안선이 점점 뭍으로 솟아오른다. 미국 오리건주 만년설 등 세계의 만년설이 곳곳에서 녹아 내린다.

세계 95개국 과학자 1천360명이 연구한 밀레니엄생태계평가위원회 보고에 의하면 지구의 생태계 파괴는 아주 심각하다. 지난 50년동안의 인류활동으로 지구상 생태계의 3분의 2가 손상되거나 고갈됐다는 것이다. 기상변화, 동식물멸종, 수질오염 등의 심화는 물론이고 앞으로 이대로 50년을 더 가면 물과 공기의 자연혜택을 자연법칙대로 누리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류는 또 신종 질병에 시달릴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지구의 피폐를 부채질하는 것은 온난화만도 아니다. 무분별한 개발로 자연환경의 생태계 파괴가 심하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20년동안에 전국의 갯벌이 3천203㎢이던 것이 2천550㎢로 약 20%나 사라졌다. 경기·인천의 갯벌은 1천179㎢에서 915㎢로 줄었다. 연안침식 또한 심각하다. 백사장 침식, 사구 유실 등 연안침식 현상이 전국 연안의 77%인 178곳에서 나타났다는 것이다. 바닷가의 대형 시설물 등이 바람길을 막고 조류를 약화시켜 모래가 쌓이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충남 태안군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은 3분의 1가량이 자갈밭으로 바뀌었다. 인천시 옹진군 덕적면 서포리 해수욕장은 방풍림으로 조성한 소나무 가운데 일부가 모래 유실로 뽑혀져 나갔다. 모래를 1만5천㎥나 갖다부었지만 밑빠진 독처럼 유실이 멈출 줄을 모른다. 바닷모래 채취로 인한 어획량 감소도 엄청나다. 덕적도 부근의 경우, 바닷모래 채취전엔 연평균 어획량이 1천545t이던 것이 74%가 줄어든 412t로 감소됐다.

지구의 온난화, 생태계 파괴는 인류 문명의 발전에 기인한다. 문명 발전의 속도가 더 빨라지는 미래가 더 우려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원시사회 수준으로 되돌아 갈 수도 없다. 하나뿐인 지구를 문명과 병립시켜 잘 보존할 수 있는 새로운 과학문명의 발달 전환은 기대할 수 없는 것일까.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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