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행정에 대한 응징

“이처럼 열악한 도로사정에 대형 할인점이 어떻게 허가가 났는지….”, “도로 개설이 완료될 때까지 개장을 미뤄 달라고 수없이 건의했는데 받아주지 않았다. 오만하기 짝이 없다.”, “허가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는데 개장된 건 시가 묵인하지 않고선 불가능하다.”

최근 개장한 김포시 풍무동의 홈플러스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과 의혹의 목소리들이다.

포화상태인 구 지방도 307호선의 교통 분산을 위해 공사중인 도시계획도로 중로 2-5호선이 개설될 때까지 홈플러스의 개장을 미뤄달라는 주민들의 하소연에도 김포시는 오만인지 묵인인지 지난달 28일 홈플러스측의 개장 강행을 그저 지켜봤다.

교통 체증에 대비해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다고는 하나 그 결과는 매운 맛을 톡톡히 봐야 했다. 구 307번 지방도로는 이날 하루종일 밀려드는 차량들로 교통대란이 발생했고 그 고통은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홈플러스 개장을 앞두고 일련의 김포시 행태를 문제삼지 않을 수 없다. 심각한 교통 체증은 이미 예견됐던 사안이다. 연초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풍무동의 ‘새아침대화’때도 이 문제를 여러 사람들이 제기했었다.

그러나 이후 김포시의 대응은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도시계획도로 중로 2-5호선 개설을 최대한 앞당기는 것 이외에는 대책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는 한마디로 도로가 개설되기까지는 무대책이란 얘기다. 김포시는 시민들의 민원을 최대한 수용해야 했다. 다시 말해 도로가 개설될 때까지만이라도 개장을 막았어야 했다.

“법적으로 전혀 하자가 없는데 무슨 수로 막느냐”고 항변하겠지만 이유는 얼마든지 있다. 도로의 미개설도 사유가 될 수 있으며 가장 강력한 ‘민원’이 있지 않은가? 지방자치단체의 가장 큰 존재가치는 ‘시(군)민의 행복’이다. 김포시가 행정소송으로도 대응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시민들은 박수를 보냈을 것이다.

/양형찬 yang21c@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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