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담스님 고려화불 전시회… 오는 18~24일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불교라는 종교는 깊이 들어 갈수록 신비스럽다.
유교와 마찬가지로 한반도로 들어면서 그 멋이나 정취 등 소프트웨어들이 ‘우리식’으로 바뀌어 화려한 꽃을 피운 점도 그렇고, 사찰의 건축양식이나 불경 제작방식, 민중에게 각인된 깊이 등 우리만의 독특한 그 무엇을 갖춘 점도 그렇다.
고려화불(高麗畵佛)도 이같은 맥락에서 한치도 어긋나지 않는다.
고려화불은 많은 문화유산들을 체계화, 가장 아름답게 꽃을 피운 고려시대(918~1391년) 소산이다. 그 가운데 고려의 특수한 사회에서 찬란히 꽃피운 고려화불은 세계적으로 130여점이 남아있어 역사적 자료와 희귀성, 회화적 예술성 등은 세계사에서 가장 우수하고 우리의 혼이 배어 있는 소중한 우리의 문화콘텐츠이다. 바로 1천년 전 이 땅에서 그 품새를 갖췄기 때문이다.
그러나 찬란한 꽃도 고려의 멸망과 함께 역사의 뒷장에 묻히고 배불정책으로 전통의 맥은 끊어져 유구한 세월이 지난 이제야 눈을 뜨고 살펴보니 국보급 고려화불은 이미 국외로 유출돼 국내에는 소장가들이 국제경매장에서 어렵게 다시 반입된 20여점만이 남아 있을뿐이다. 그것도 개인소장으로 말이다.
이처럼 안타까운 현실을 묵묵히 타개하고 있는 이가 혜담 스님이다. 그는 1천년의 시공을 훌쩍 뛰어 넘어 고려화불의 맥을 면면히 잇고 있다.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 가면 혜담 스님의 고려화불을 만날 수 있다. 동국포럼(이사장 정재철)이 주최하고 계태사와 고려화불연구소가 주관하며 경기도의정회와 경기문화재단이 후원하는 혜담스님 고려화불 전시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당대 최고의 화공이 창조한 고려화불. 아미타 신앙의 화불이 많이 만들어졌고 중생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시는 대자비의 화신인 관세음보살, 대원의 본존이신 지장보살 등과 관련된 작품들이 많고 경의 내용을 그리는 사경 변상도가 주류를 이루며 군도의 설법회상형식과 내영자를 향해 설법하시는 모습의 독존 형식으로 구분됩니다.”(허흥식 한국학 중앙연구원 교수)
천의를 수놓고 있는 각종의 많은 문양, 천의 흰 사라는 초세필로 씨실과 날실 등으로 베를 짜거나 수 만번의 꺾인 선을 이어 육각모양으로 사라를 형성하는 실에도 문양을 그리고 다시 그 위에 금선으로 비상하는 봉황문이나 영기문 등을 그렸으며 수많은 영락구슬의 장신구로 장식된, 초세필·초정밀화, 요즘 버전으로는 마이크로 미술이다.
전시회에 이어 허흥식 교수와 이인자 경기대 명예교수, 데이비드 람버스 미국 하바드대 교수, 던비드 로비독스 미국 워싱턴 로너연구소장, 정우택 동국대 박물관장, 김재영 서강대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학술대회도 열린다.
/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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