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독일 네페르티티 흉상 놓고 갈등

이집트와 독일이 네페르티티의 흉상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네페르티티는, 고대 이집트에서 일신교 신앙을 최초로 도입한 신왕조 시대 파라오인 아멘호텝 4세(아케나톤)의 부인으로, 파라오 시대 왕비 중 최고의 미녀로 알려진 인물이다.

황금마스크를 쓴 소년왕이라는 별명을 얻은 투탕카멘은 네페르티티의 아들로 추정되고 있다.

네페르티티의 미모는 1912년 그녀의 흉상이 발견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남부 이집트에서 3천400년 전에 제작된 네페르티티의 흉상을 찾아낸 독일 발굴팀은 이집트 관리들이 이 흉상의 진가를 알아채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석고를 발라 반출했다.

독일이 1923년 네페르티티 흉상을 원래 모습으로 복원해 전시하자 이집트는 즉각 반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흉상을 `진짜 보물'이라고 부르며 아끼던 아돌프 히틀러가 반환을 거부해 오늘날까지 베를린 이집트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네페르티티 흉상을 일정 기간만이라도 이집트에 돌려줘 전시행사를 열도록 해 주자는 캠페인이 독일에서 시작됐고, 독일 당국은 운송과정에서 흉상이 손상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이집트 전시 계획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자히 하와스 이집트 고유물최고위원회 위원장은 15일 의회 답변을 통해 네페르티티 흉상을 3개월 간 이집트로 들여와 전시하는 계획을 추진하겠다며 독일이 협조를 거부할 경우 보복조치로 이집트 고유물의 독일 순회 전시를 앞으로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메나 통신이 보도했다.

이집트는 외세 점령기에 해외로 유출된 자국의 귀중한 고유물들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해당 유물을 소장한 나라들은 모두가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

이집트가 각국에 반환을 요구해 온 대표적 유물은 네페르티티 흉상을 비롯해 로제타석(영국 대영박물관), 쿠푸왕의 피라미드 설계자인 헤미운누 조상(독일 러머-펠리자우스 박물관), 덴다라 사원의 십이궁도(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피라미드 건축가인 안카프 흉상(미국 보스턴 미술관) 등이다.

1799년 나일강 어귀의 로제타(아랍어 지명:알-라시드)에서 나폴레옹 원정군이 발견한 로제타석은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를 해독하는 열쇠가 된 귀중한 유물이다.

로제타석은 고고학자들을 대거 이끌고 이집트 정복에 나섰던 나폴레옹 군을 물리친 영국 군의 수중으로 1801년 넘어갔으며, 그 이듬해 대영박물관의 소장품이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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