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아 살인사건의 교훈

평택에서 발생한 5세 여아 살인사건은 그야말로 인면수심의 극치가 어디까지 인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부검 결과 왼쪽 대퇴부와 오른쪽 손목 등이 부러진 상태에서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한채 고통 속에 뼈가 붙어가고 있는 상태였다. 숨진 날에도 가슴과 배 등을 계모에게 폭행당해 소장이 파열되면서 복강 내 출혈이 발생,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당했지만 울면 또 계모에게 맞을까봐 눈물조차 보이지 못했다.

이러한 고통으로 의식마저 잃은 여아에게 계모는 “약을 먹지 못한다”며 목을 눌러 약을 삼키게 하려 했는가 하면 “왜 약을 먹지 않느냐’며 전신을 구타했다. 이같은 폭행을 당한 뒤 결국 고통 속에 싸늘한 시체로 변했다.

계모는 경찰 조사에서 “때릴 때면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도 숨진 여아와 동갑인 자신이 데리고 들어온 딸은 무슨 잘못을 해도 말로만 야단쳤고,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폭행은 끝없이 이어졌다. 이처럼 끔찍한 세월은 지난 1월부터 계속됐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이 구제받을 수 있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현재 평택·안성·화성·오산을 합해 1곳뿐이다. 그나마 있는 경기·화성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이들을 격리시킬 수 있는 쉼터마저 마련하지 못한 실정이다.

이제 아이들에 대한 폭행문제는 남의 일이 아닌 내 주변, 또 내 가족의 일로 다가오고 있다. 죽음을 당하는 고통 속에서도 눈물조차 흘릴 수 없는 무서움에 떨어야 했던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최해영 hy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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