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문학회, 내일까지 ‘먼기억의 흔적…’ 작품전시
옛 가구와 골동품으로 자리를 매김한 갖가지 생활도구들이 시와 수필 등과 만났다.
동남문학회(회장 전영구)는 ‘먼 기억의 흔적 그리고 지금’이란 주제로 이같은 의미를 담은 작품들을 오는 4일까지 경기도문화의전당 소전시실에서 선을 보이고 있다.
동남보건대학 평생교육원 출신 수강생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동남문학회는 단순한 시화전을 넘어 옛 것에 대한 향수를 눈으로 직접 만끽할 수 있는 유물들을 전시하고 그에 걸맞는 소재를 선택해 문학작품들을 창작했다.
시인과 수필가들은 시골집 대청마루에 놓여 있었을 뒤주나 다듬이, 옷장, 고서, 망건 등 옛 물건들을 선보이고 이와 걸맞는 작품들을 준비했다.
육고간에서 어머니가 홍두깨살을 샀다/ 장조림 짭쪼롬하고 달큰한 냄새가/ 부엌 봉창을 타고 들어와/ 연신 코를 벌룸 거리게 한다// (서선아 작 ‘할어버지의 진지상’)
웃어른을 먼저 챙겼던 시절, 귀한 음식에도 순서가 있었다. 불을 지폈던 부엌은 사라졌지만 코를 자극하며 호기심을 자극했던 추억은 시인의 내면에도 남아 있지 않을까.
김영미는 ‘시루’에 얽히 이야기를 풀어냈고 이선숙은 수필 ‘바가지’에서 초가지붕을 수놓았던 박에 대해 차분한 어조로 이야기한다.
전영구 회장은 “조상들의 흔적을 가까이 어루만질 수 있는 전시와 더불어 여기서 열감을 얻은 시와 수필 등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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