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헌(梅軒) 윤봉길(尹奉吉) 의사의 상하이(上海) 의거 75주년 기념식이 지난달 28일 오전 중국 상하이 루쉰(전 홍커우)공원에서 열렸다. 기념식에는 김덕룡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명예회장과 윤 의사의 손자·손녀 등과 중국측에서 홍커우구 정치협상회의 부주석 장즈언(張志恩)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뜻을 이루기 전에는 돌아오지 않겠다”는 짤막한 글을 남긴 채 빼앗긴 조국을 다시 찾겠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가족과 고향을 뒤로 하고 당시 18세 나이로 육로를 따라 상하이에 도착한 윤 의사는 김구(金九) 선생이 이끄는 ‘한인애국단’에 가입한 뒤 1932년 4월29일 훙커우공원에서 열린 천장절(일본천왕 생일) 및 전승기념 축하식장에 폭탄을 던져 조국을 잃은 국민의 서러움과 울분을 함께 터트렸다.
현장에 있던 시라카와 요시노리(白川義則) 대장 등 많은 요인들에게 부상을 입혀 우리의 독립의지를 만방에 알렸다. 윤 의사가 던진 폭탄은 독립의 씨앗이 됐고 의거 75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중국정부는 우리 역사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매헌의 기념관이 있는 홍커우 공원을 루쉰 공원으로 명칭을 바꿨고 우리는 아직도 매헌이 포탄을 투척한 정확한 장소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정부는 윤 의사가 포탄을 투척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공원 내 중국인들로부 추앙을 받고 있는 루쉰 동상을 세워 의도적으로 우리의 역사를 희석시키고 있다.
중국측은 이날 행사에선 처음으로 태극기 게양을 허용했지만 자국기에 국기봉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우리의 태극기가 게양된 국기봉에서 봉을 빼내는 철저한 이기주의를 보였다.
현재 중국정부는 우리의 역사를 축소시키려고 애를 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가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방치한다면 우리의 역사를 누가 지켜줄 것인가?
/구재원 kjwoo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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