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에 거는 시민 기대

속칭 돼지 퍼포먼스(?) 이후 대내외의 비난을 받아 오던 군부대 이전반대 이천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지난 7일 시민들로부터 재신임을 받으면서 새로운 패턴의 시위문화를 보여주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동안 비대위는 하이닉스 공장증설 투쟁부터 군부대 이전반대 투쟁 등 10여개월 동안 4차례의 상경투쟁에서 이천지역의 각 사회단체 회원과 비대위 간부 등 80여명이 과천·종로·분당·용산경찰서 등에 소환돼 조사를 받거나 받을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비대위측 나름대로 적법한 시위를 펼쳐왔다고 자부하고 있는데도 이러한 범법자(?)들이 양산되면서 그들 본연의 경제활동이나 사회생활에 피해를 주었음은 물론 회원들의 피해를 의식한 사회 각급 단체장들이 집회에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등의 갈등도 나타나고 있다.

얼마 전 이천 시민들의 집회를 취재하며 “새로운 시위문화를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하던 한 르포 기자가 국방부 앞 돼지 퍼포먼스로 인해 통째로 매도되고 있는 이천 시민들이 안타까워 밤새 울었다고 한다.

이제 비대위는 군부대 이전부지 협의를 위한 다자간 협의체 구성을 마치고 오는 26일 이천공설운동장에서 군부대 이전반대 규탄대회를 열고 이 후 국방부가 요구한 다자간 협의체에 적극 참여해 의견을 개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천 시민들을 동원해 벌이는 지루한 소모전보다는 이천 시민들의 뜻을 공식적인 기구를 통해 관철시키겠다는 비대위의 의지에서 많은 시민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음은 물론이다.

/김태철 kimtc@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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