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좌장이신 분이 이게 무슨…”

“시장·군수협의회의 제일 좌장이신 분이 그래 반년만에 회의에 참석해 이게 무슨 추태입니까?”

지난 15일 오후 4시12분께 지난달 31일 개관한 의왕시 중앙도서관 4층 강당. 경기도 시장·군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장·군수협의회 제4차 회의가 열린 자리에서 회장을 맡고 있는 신중대 안양시장이 이대엽 성남시장에게 쓴소리를 내뱉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몇몇 시장·군수들의 자리가 비어 있었지만 회의는 시작됐다. 회의가 막 시작될 즈음 이대엽 성남시장이 빠른 걸음으로 회의장에 들어와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신 시장에게 다가가 두손을 잡고 예의를 표했다. 회의에 늦었던게 다소 미안했던 이 시장은 자리로 돌아가 앉으면서 신 시장을 향해 “회의 장소를 제대로 가르쳐 주었어야지, 다른 도서관으로 갔다가 회의에 늦게 도착했다”고 말하자 신 시장은 “시청 옆에 있는 도서관이라고 했는데 그것도 하나 제대로 못찾고 그러느냐”고 맞받아 쳤다.

그러자 화가 난 이 시장은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회의장을 빠져 나가버렸다. 김문원 의정부시장이 뒤따라 나갔지만 이 시장은 벌써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고 없었다. 이 시장에 따르면 회의장과 상당히 떨어진 내손동 의왕시립도서관에 회의시간 20분 전에 도착했다가 아무도 오지 않자 부랴부랴 전화로 회의장소를 묻고 찾아 오느라 늦었던 모양이다. 몇몇 시장들도 내손동 시립도서관으로 갔다가 되돌아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례가 끝나고 이형구 의왕시장의 환영사와 신 시장의 인삿말, 의왕시 소개 및 시정보고 등이 이어진 뒤 협의 안건을 심의하려는 찰나 신 시장이 이번엔 “이해관계가 있는 사안이 있으니 외부 인사들은 나가 달라”고 주문했다. 회의장에는 수행원들과 취재진뿐이었다. 처음엔 기자들도 외부에서 온 다른사람에게 하는 말인줄 알고 아무런 움직임이 없자, 신 시장이 이번엔 “협조 좀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기자들이 “이번 안건중 이해관계가 있는 사안이 무엇이냐”고 묻자 신 시장은 “다른 지역에서 회의할 때도 기자들이 협조해 비공개로 했으니까 나가달라”고 강도를 높였다. 결국 기자들은 쫒겨나듯 회의장을 빠져 나갈 수밖에 없었다. 회의내용은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무슨 말이 오간줄도 모른다.

‘마음을 활짝 열고 민의를 수렴해 적극 반영하며 주민들과 기업들의 알 권리를 존중하여 행정정보를 공개한다’는 전국 시장·군수협의회 윤리강령은 왜 만들었는지, 회의도중 나가라고 할거면 왜 기자석은 마련해 놓았는지, 왜 시장·군수들에게 보낸 공문에 의왕시 중앙도서관이 아닌 의왕시립도서관이라고 회의장소를 명시해 헷갈리게 했는지, 전국 230개 시·군자치구를 대표하는 협의체기구인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신중대 안양시장에게 묻고 싶다.

/임진흥 jhl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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