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실은 철옹성인가?

“공무원이 핑퐁치는데 시장이 바쁘다면 그럼 시민은 억울한 것을 누구한테 이야기 합니까?”

26일 오전 10시20분께 한 민원인이 지적도와 토지대장, 건축물대장 등의 서류를 들고 이동희 안성시장의 방을 찾았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시장님 좀 뵐려고 왔는데요.”, “지금 시장님은 회의 중이시라 바쁘시거든요”,“그럼 시민은 안바쁘다는 겁니까?”

격앙된 목소리의 민원인과 이 시장의 비서실장간에 오간 대화 중 일부다.

내용인즉 3필지 2개의 토지에 공장을 건립하면서 1개의 토지가 필지 분할이 안돼 민원실을 찾았으나 공무원들이 이리가라 저리가라는 등 서로 책임을 회피하자 시장실을 찾은 것이다. 순간 공무원들의 안일한 행정에 민원인이 얼마나 분개했으면 행정을 관리감독하고 책임지는 총수의 집무실까지 찾아 왔겠는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순간이었다.

시민들에게 최상의 대민 행정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시가 요즘 문화예술에 너무 빠져 정작 질 좋은 행정서비스는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됐다. 또 항시 개방돼 시민들이 편안하게 찾아야 할 시장실의 문턱이 요즘 들어 밀실행정을 하는지 점차 철옹성 같다는 느낌도 빼놓을 수 없었다.

지자체장들은 민선4기 1주년을 맞고 있다. 각종 비리로 얼룩진 단체장에 대한 정당 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울려퍼지는 시점에 있다.

개방화시대를 맞아 시장들은 시민들에게 좀더 문을 개방하고 아무리 바쁜 일정이 있더라도 시민의 억울한 사연에 대해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된다.

밀실행정이 아니라면 시민 어느 누가 시장실을 방문하더라도 시장실 근무자들은 투명하고 친절하게 민원인을 맞아 주길 기대해 본다./안성=박석원기자 swpark@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