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소니픽쳐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신작 '서핑업'(원제 Surf's Up)은 '해피피트' '마다가스카'의 뒤를 잇는 또 하나의 펭귄 소재 애니메이션이다.
할리우드는 최근 펭귄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을 잇따라 만들어내고 있는데, 이젠 더이상 소재만 가지고는 어린이 관객의 시선을 잡아끌기가 어려울 만큼 애니메이션 소재로서의 신선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서핑업'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애니메이션으로는 드물게 다큐멘터리를 가장한 픽션인 모큐멘터리(mockumentary) 형식을 도입했다.
서핑에 일가견이 있는 18살 펭귄 코디 매버릭은 서핑 스타가 돼 남극 작은 마을의 지루한 일상을 탈출하는 것이 꿈이다.
펭구섬에서 열리는 세계서핑챔피언대회에 참가한 코디는 악명높은 서핑챔피언 '탱크'와의 대결에서 완패하고 파도에 휩쓸려 혼수상태에 빠진다.
이때 코디는 우연히 서핑계의 전설이라 불리는 '빅Z'를 만나게 되고 '빅Z'는 코디에게 1등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고 충고한다.
'빅Z'와 여자친구 래니 엘리케이의 응원에 힘입어 재차 서핑챔피언대회에 도전한 코디는 마침내 '탱크'를 물리치고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데….
코디 매버릭에 대한 인터뷰 장면으로 시작하는 '서핑업'은 태초에 물과 파도가 생겨난 이래 펭귄은 남극의 얼음보드 위에서 서핑을 시작했으며 서핑의 발상지 또한 남극이란 애교어린 주장을 펼친다.
영화는 이집트 피라미드에서 발견됐을 법한 고대 벽화에 서핑보드로 추정되는 나무판을 들고 있는 펭귄과 그 모습을 설명하는 상형문자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고대 일본 서화에도 유유히 파도를 가르는 펭귄의 모습이 그려져있다는 식의 설정으로 상황 설정의 당위성을 뒷받침하려는 귀여운 노력을 보여준다.
소니픽쳐스의 진보된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이 돋보이는 '서핑업'은 개봉 시즌에 딱 어울리는 해양스포츠 서핑을 소재로 삼았고 실사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모큐멘터리 형식을 도입해 나름대로 식상함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보여줬지만 특별히 새로운 스타일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가족용 애니메이션다운 안온함과 교훈, 그리고 약간의 유머가 가미된 전형적인 할리우드식 애니메이션의 진부함을 답습한다.
펭귄들이 서핑을 즐기는 산홋빛 바다와 반짝이는 모래 알갱이, 노을에 물든 아름다운 황금빛 해변, 서퍼 펭귄들을 단숨에 바닥으로 치닫게 만들 정도의 엄청난 파도물살 등을 실감나게 표현한 CG 기술은 인상적이긴 하지만 스타일이나 플롯상의 진부함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제작사가 새로운 시도라고 내세우는 모큐멘터리 형식은 시도 자체는 가상하지만 격에 어울리지 않고 되레 재미를 반감시키는 데 기여한다는 것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코디 매버릭의 목소리 연기를 '트랜스포머'의 히어로 샤이아 라보프가 맡았으며 제프 브리지스(아찌), 주이 디샤넬(래니 엘리케이), 존 헤더(치킨 조), 제임스 우즈(레지 벨라폰트) 등 쟁쟁한 할리우드 배우들이 더빙연기에 참여했다.
8월9일 개봉.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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