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도 쥐를 몰 때 도망 갈 구멍을 남겨두고 몬다’는 말이 있다.
이천 시민들의 최대 이슈인 군부대 이전과 관련, 국방부와 한국토지공사 등을 대상으로 다자간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이천시 다자간협의체 대표들의 회의에 임하는 모습을 보면 이런 격언은 안중에도 없는 듯 하다.
이천시 비대위가 당초 다자간협의체 구성에 동의할 당시 80여 사회단체 대표들과 부대 이전 해당 지역 주민 대표들의 동의를 구하고 협의체에 임했음은 물론이다.
이러한 경과를 거친 다자간협의체가 이천시 대표들이 참석한 3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시종일관 “이천은 절대 안 된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반면 국방부와 한국토지공사 등은 다양한 보완책과 보상책 등을 제시하고 있어 대비된다.
더구나 국방부가 국가안보를 내세워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면 어쩌나 하는 일말의 두려움(?)마저 갖고 있던 이천 시민들의 생각과는 달리 국방부는 “이천 시민들이 동의할 때까지 꾸준히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수차례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천시 비대위는 또 하나의 우를 범하고 있다. 3차 다자간협의체 회의부터 이천 시민들에게 공개한 것인데 물론 투명한 것은 좋겠지만 구성원들이 주민 대표와 해당 지역 시의원들이 대부분인데 그들의 입에서는 당연히 “이천은 절대 안된다”란 말 밖에 무슨 다른 할 말이 있겠는가.
이러한 다자간협의체라면 왜 계속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다자간협의체의 취지가 국가안보와 이천시 발전의 최선책을 찾는 것이라면 마음 속의 모든 것들을 털어 놔야 한다. 어차피 결과에 대해 이천 시민들 다수의 동의를 얻는 절차가 남아 있는 바에는 당당하게 회의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김 태 철 kimtc@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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